오늘은 고슴도치 같은 날이에요. 엄마가 내 심장과 곧 헤어져야 한다고 말했거든요. 그 대신 다른 사람의 심장을 이식받게 될 거래요. 누가 나한테 심장을 내어주는 걸까요? 태어날 때부터 함께한 내 심장은 어떻게 될까요? 새 심장도 레오폴드를 좋아해 줄까요? 그래서 나는 편지를 쓰기로 했어요. 사랑하는 내 작은 심장에게 말이에요. 심장 이식 수술을 앞둔 어린아이의 미묘하고도 섬세한 감정 변화를 아이의 시선에서 솔직하게 담아 낸 『내 작은 심장』은 생명을 나누는 가장 숭고한 나눔, 장기 기증을 이야기합니다.
글| 아네스 드 레스트라드
1964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기자로 활동했으며, 조형 예술, 음악과 관련된 일도 많이 했습니다. 2003년 첫 번째 작품 『더 이상 침을 뱉고 싶지 않은 소녀』를 발표한 뒤 꾸준히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썼습니다. 현재 프랑스 가론 강가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주워 모은 수천 가지 여러 물건에 둘러싸여 살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이제 나쁜 말 하지 않을래요』 『구스타브와 나는 사슴』 『바삭바삭』 『주머니 속 강아지』 『모래 거인』 『눈을 먹어 버린 아이』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 『아빠를 부탁해』 『낱말 공장 나라』가 있습니다.
그림| 페기 닐
1972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에콜 에스티엔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파리국립미술학교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했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베트남과 네팔 등 세계 각지를 여행했으며, 2005년부터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책뿐만 아니라 가방, 액세서리, 문구 등에도 그림을 그렸고, 그린 책으로는 『어둠 속의 바이올렛』 『리리와 늑대』 『고양이와 새』 『달을 훔친 도둑』 등이 있습니다.
옮김| 이정주
서울여자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방송과 출판 분야에서 전문 번역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프랑스 책들을 직접 찾기도 합니다. 옮긴 책으로는 『엄마를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 『마티유의 까만색 세상』 『선생님은 세 번 울었다』 『엄마가 늦게 오는 날』 『엄마 아빠 때문에 힘들어!』 『마주 보면 무섭지 않아』 『아빠를 보내는 일주일』 『마르셀에게 이가 생겼어요!』 『여동생 클럽』 등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내 작은 심장에게
오늘은 고슴도치 같은 날이에요. 엄마가 내 심장과 곧 헤어져야 한다고 말했거든요. 태어날 때부터 건강하지 않았던 내 심장이 이제는 정말 힘이 없어지고 있나 봐요. 그 대신 좀 더 튼튼한 다른 사람의 심장을 이식받게 될 거래요. 그것도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의 심장을 말이에요. 그렇지만 난 잘 모르겠어요. 누가 나한테 심장을 내어주는 걸까요? 태어날 때부터 함께한 내 심장은 어떻게 될까요? 새 심장도 레오폴드를 좋아해 줄까요? 그래서 나는 편지를 쓰기로 했어요. 사랑하는 내 작은 심장에게 말이에요.
생명을 나누어 준 위대한 사랑, 장기 기증
세상에는 다양한 방식의 나눔이 있습니다. 작게는 친구와 간식을 나누어 먹는 것부터, 크게는 타인이 필요한 물질적인 것을 기부하는 것까지 나눔을 실천하는 일은 다양합니다. 브륀느가 새 생명을 얻게 된 것 또한 나눔을 실천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심장 이식 수술을 앞둔 어린아이의 미묘하고도 섬세한 감정 변화를 아이의 시선에서 솔직하게 담아 낸 『내 작은 심장』은 생명을 나누는 가장 숭고한 나눔, 장기 기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름 모를 누군가가 선물한 소중한 희망의 씨앗 덕분에 꺼져 가는 작은 생명에도 한 줄기 빛이 비치게 된 것입니다.
내 심장아, 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
브륀느에게는 뾰족하게 가시 돋친 고슴도치 같은 날도, 한밤중에 켜진 등불 속에서 파닥이며 날아가는 밤나방 같은 날도, 마음속까지 따스하게 안아 주는 깜찍한 코알라 같은 날도 있습니다. 순수하고도 예민한 감성을 지닌 어린 브륀느는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놀아야 할 때이지만, 그보다는 지친 마음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데 더 익숙합니다. 한밤중에 엄마의 등에 업혀 병원으로 달려가는 게 낯설지 않은 만큼 말이지요.
미숙아로 태어난 브륀느는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합니다. 그래도 지금껏 잘 버텨 왔는데, 이젠 정말 이식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나면, 좋아하는 남자 친구 레오폴드와 축구도 할 수 있고, 비행기도 탈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어린 브륀느는 슬프고 두려운 마음이 들어 이식 수술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 아픈 내 심장을 꺼내어 버리고 다른 사람의 심장을 그 자리에 넣는 수술이라니.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이해되지 않고, 궁금증도 풀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빠와 엄마가 만들어 준 심장과 헤어지는 것도 싫습니다. 지금은 함께하지 못하는 아빠와도 영영 헤어지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식 수술을 받지 못하면 브륀느가 더는 곁에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친구들 또한 브륀느를 낯설게 여깁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지 못하는 이 모든 상황이 불편하고 무서운 브륀느의 마음은 지쳐 갑니다. 어른에게도 벅차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브륀느가 잘 이겨 낼 수 있도록 엄마는 선물을 하나 건넵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마음속 수많은 생각과 말을 들어 줄 일기장이지요. 브륀느는 여기에 자신의 심장에게 전하는 글을 적어 내려갑니다. 누가 심장을 내어주는지, 태어날 때부터 함께한 심장은 어떻게 될지, 새 심장도 남자 친구 레오폴드를 좋아해 줄지 궁금한 것투성이인 채로 자신의 심장과 작별 인사를 한 브륀느. 수술이 끝나자 브륀느는 다시 한 번 편지를 씁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못다 한 삶을 나누어 자신이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준 기증자와 자신의 새로운 심장에게 말입니다. 이제 브륀느의 하루는 예전과는 다르겠지요. 자신에게 심장을 주고 떠난 사람도, 옛날의 심장도 자신의 가슴속에서 함께할 테니까요.
시리즈 소개
<책마중 문고> 시리즈
드넓은 책의 세계에서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두 팔 벌려 맞이하는 문학 시리즈입니다. 그림책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과 풍부한 그림으로 읽기 책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게 하여 책 읽기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가정과 학교 등에서 겪게 되는 정서적ㆍ사회적 문제를 다룬 이야기, 상상력을 키워 줄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하여 아이들의 마음에 올바른 가치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꿈과 희망, 사랑, 행복을 심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