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상실을 겪으면서도
상실의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저자의 초대장”
★의학박사 · 외과전문의 이국종 추천★
“해결되지 않는 슬픔을 안고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모호한 상실’ 이론의 제창자, 가족심리학의 세계적 권위자
20년간의 연구 집약 · 국내 초역 폴린 보스 박사의 역작
한국전쟁과 남북분단,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천안함 사건, 세월호 참사부터 최근에는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와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뼈아픈 진통을 겪어온 한국 사회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실’의 상태에 놓여 있다. 가족의 실종과 죽음,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이혼, 절연, 입양, 이민, 알코올 의존증, 일 중독, 치매, 공황장애, 만성적인 정신질환까지, 『모호한 상실』은 가족심리의 최전선에서 집중 연구한 폴린 보스 박사가 현대 사회에 만연한 ‘상실’에 대해 짚어보고 ‘치유의 길잡이’를 제시한 책이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의 가족사회학 명예 교수이자, 오랜 기간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가족사회학 교수로 일한 저자는 임상심리전문가로 활동하며 4,000명 이상의 가족들을 만나 상담을 진행하면서 ‘모호한 상실’ 이론을 정립했다. ‘모호한 상실’이란 ‘완전한 상실’이라고 부를 수 없는, 그렇지만 여전히 상실감에 젖어 있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보스는 ‘해결되지 않은 슬픔’의 현상을 두 가지 상황, 즉 치매나 알코올 의존증과 같은 여전히 육체적으로 존재하지만 심리적으로 결여된 경우와, 자연재해나 참사로 인한 실종과 같이 육체적으로 결여되어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여전히 존재하는 경우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모호한 상실」 이론은 가족심리학의 바이블이라는 평을 받으며 많은 심리전문가들에게 쓰이고 있다.
‘상처받은 치유자’로 불리는 폴린 보스 박사는 저자 개인이 겪은 일화는 물론, 편지, 대화문(환자와의 상담), 문학작품 등 다양하고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모호한 상실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상실의 트라우마에 직면한 사람들과 그들을 상담하는 임상심리치료사들을 위해 쓰인 『모호한 상실』은 오랜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고통을 완화하고 슬픔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제안하고, 삶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나아갈 지침과 이해를 제공해줄 것이다.
지은이 폴린 보스 Pauline Boss
폴린 보스 박사는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가족사회학 명예 교수이자 오랜 기간 위스콘신대학교 가족사회학 교수로 일했다.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가족사회학과 아동·가족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40년 넘게 가족사회학을 가족치료 및 심리학과 연결해 고찰하였으며, 「모호한 상실」 이론을 정립하고 「가족 스트레스 관리법」에 대한 학제 간 연구로 가족심리치료의 선구자이자 세계적인 권위자가 되었다. 폴린 보스 박사는 현재 임상심리전문가로 활동하며, <모호한 상실 온라인 트레이닝 프로그램https://www.ambiguousloss.com>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전문 심리치료사들을 양성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상실, 트라우마, 그리고 회복력Loss, Trauma, and Resilience』(2021) 『치매를 가진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Loving Someone Who Has Dementia』(2011) 『가족 스트레스 관리법Family Stress Management』(2001) 등이 있다.
옮긴이 임재희
번역 일을 하며 소설을 쓴다. 둘 사이가 멀지 않은 일이다. 미국 하와이주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공부했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을 배웠다.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당신의 파라다이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비늘』과 소설집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폴의 하루』가 있으며, 장편소설 『저녁 빛으로』(가제)로 2023년 4・3 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라이프 리스트』 『블라인드 라이터』 『예루살렘 해변』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차례
추천의 글 ⸺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에게 · 5
1장 응고된 슬픔 · 13
2장 예상치 못한 이별 · 59
3장 이별할 수 없는 이별 · 95
4장 끝나지 않는 상실 · 129
5장 사랑하기 때문에 ⸺ 희망과 절망 사이 · 159
6장 상실을 각자, 그리고 함께 겪어야 하는 ‘가족’ · 191
7장 상실을 받아들이는 터닝 포인트 · 217
8장 내 안의 슬픔과 조용히 대면하기 · 239
9장 끝나지 않는 상실의 지평선에서 · 267
작가 주 · 283
작가의 말 · 295
옮긴이의 글 ⸺ 상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서성이는 우리에게 · 301
“모호한 상실은 불분명한 상태로 남기 때문에
가장 치명적이다.”
현대 사회에 만연한 상실감을 분석하고
치료의 방향성을 제시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우리는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그러한 상실감을 이겨내기 위해 장례나 제사를 치르고, 주변사람이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종이나 사고와 같은 급작스런 이별을 맞이하게 된 경우에는 어떨까. 이러한 불확실한 상실감에 직면한 사람들은 감정을 해소하지 못한 채, 추억을 회상하며 오래도록 아파하고 끊임없이 기쁨과 슬픔을 오가며 절망한다. 그리고 만연한 고통과 상실감은 사람을 지속적으로 피폐하게 만든다. 이러한 설명하기 어려운 내재된 우울함과 상실감을 가족심리전문가인 폴린 보스 박사는 ‘모호한 상실’이라고 정의하며, 자신의 상담 사례들을 바탕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실을 안고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다룬다. 저자는 상실을 겪는 전 과정을 단계별로 분류하고 세밀하게 분석하여 우리 내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모호한 상실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가족을 하나의 ‘체계’로 보고 구조화하여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와 내면 심리를 고찰한 책
모호한 상실은 명백한 죽음과 달리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든다. 명백하지 않은 죽음에 따른 상실감이 사람들을 제대로 슬퍼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상황을 정확하게 규정할 수 없으므로 사람들은 애도를 시작할 수조차 없기에, 상실감을 느끼지만 실질적으로는 온전히 상실감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한 혼란스러운 감정이 애도의 과정을 막는다고 폴린 보스 박사는 본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희망에서 절망으로 곤두박질치다 다시 되돌아오고, 그러다 우울, 불안, 그리고 육체적 질병이 자연스럽게 뒤따르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먼저 한 개인에게 영향을 끼쳐서 가족들에게 소외당하거나 심지어 버림받게 되는 결과를 낳고, 서서히 가족 전체로 퍼져, 결국에는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상실에 지나치게 사로잡힌 나머지 서로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결과로 가족이라는 이름만 남긴 채 가족 구성원은 없는 형태로 남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예상치 못한 이별을 마주하는 것만큼 우리를 무너뜨리고 힘들게 하는 일은 없다. 이러한 상실감을 겪게 되면, 보통 사람들은 일차적으로 원인을 찾고, 확실한 답을 얻고 싶어 한다. 어쩌면 이 일이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닐까 하는 자기 비난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상실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폴린 보스 박사는 꼬집는다. 저자는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나 외부의 제약으로 인해 슬픔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전 과정이 가로막혀 있어, 본질적으로 개인이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고 본다.
폴린 보스 박사는 가족사회학의 개념에서 가족을 하나의 ‘체계’로 보고 구조화하여,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와 숨겨진 내면 심리를 객관적인 관점으로 세심하게 살핀다. 저자는 자신의 여러 가족 상담 내용과 연계해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등과 같은 다양한 문학작품을 예시로 들며, 상실이 가족 사회 안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그러한 해결 과정은 어떠했는지를 면밀히 살피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상실과 오랜 우울에서
작별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 임재희 (소설가 · 옮긴이)
매해 8월 30일은 ‘국제 실종자의 날’
상실감에 빠진 현대인에게 주는
폴린 보스 박사의 다정한 마음 처방전
매년 8월 30일은 ‘국제 실종자의 날’이다. 범죄나 사고, 자연재해로 인해 실종된 모든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날이다. 여기에는 매년 사라지는 수천 명의 이민자들도 포함된다. 폴린 보스 박사는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살았다는 공식적인 증거가 없으면, 그 사람은 어디로도 나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불러오는 모호한 상실은 모든 상실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종 간과되기도 하고 심리치료에서 오진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이러한 해결할 수 없는 슬픔을 겪을 때 할 수 있는 심리치료는 과연 무엇일까. 폴린 보스 박사는 모든 일이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음을 맞닥뜨린다. <시시포스 신화>에서 시시포스가 밀어 올리는 바위가 늘 아래로 떨어지는 것처럼, 우리가 밀어 올리는 모든 바위는 결국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알베르 카뮈가 『시지프 신화』에서 인간의 모든 일이 부조리하다고 했듯이. 저자는 사람들이 비록 불분명한 상태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고, 극복하고, 상실 이후의 삶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 이 책 『모호한 상실』은 저자가 담당한 다양하고 생생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내면의 슬픔을 받아들이고 온전히 나아갈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