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

“세계에서 가장 큰 특권을 가진 북클럽의
멤버는 단 두 명이었다!”
맨부커상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 작가 얀 마텔이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권하는 문학 작품!

  • 저자얀 마텔
  • 출간일2022-07-22
  • 페이지634
  • 가격18,000원
  • 판형128*188mm
  • ISBN979-11-6026-286-5
  • 분야국내도서 > 외국문학 > 에세이
책 소개

 

세계에서 가장 큰 특권을 가진 북클럽의

멤버는 단 두 명이었다!”

맨부커상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작가 얀 마텔이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권하는 문학 작품!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저자 얀 마텔의 에세이 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가 작가정신에서 출간되었다. 20135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첫 출간된 이 책은, ‘나를 지배하는 사람이 어떤 문학 작품을 읽었는지 알 권리가 있다!’라는 열띤 호소와 함께 사회적으로도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20135한겨레21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서 지평을 넓히고자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범죄심리학자, 인디 레이블 대표 등이 추천 도서와 사유를 담은 기획 기사를 다루었으며, 20177대통령의 서재 전시회&북토크에서는 대통령에게 권한다는 주제로, 시인, 출판인, 아나운서, 서점 대표 등 각계각층 전문가 20인이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문학의 가치와 효용을 주장하거나 지도자의 역량과 방향성을 비판적으로 살펴볼 때에도 이 책은 자주 언급된다. 얀 마텔이 단 한 사람, 자국 캐나다의 전 수상 스티븐 하퍼를 위해 시작했던 북캠페인이 1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얀 마텔이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에게 20074월부터 20112월까지 격주로 보낸 편지를 묶은 것이다. 무려 101통이나 되는 이 편지에서 얀 마텔은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이 지도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일관되게 상기시키면서 때로는 반짝거리는 새 책을, 때로는 누군가의 악필이 남겨진 중고책을 함께 보냈다. 얀 마텔은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가 무엇에서 마음의 양식을 얻고 어떤 마음을 품기를 바라는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품고서 이 일방적인 북클럽을 시작했다. 편지들에는 얀 마텔 특유의 예리하고도 지적인 위트가 가득하고, 그의 문학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책임감이 여실히 드러난다. 단 한 명의 독자를 두고 시작된 이 외로운 북클럽은 점차 규모가 커졌고 나중에는 캐나다를 넘어서 세계 전역의 독자들이 제안해온 책, 다른 작가들이 제안한 책들도 추가되었다. 얀 마텔이 거의 사 년 동안 읽고 사색한 뒤 보낸 책들은 지금 캐나다 오타와의 문서보관실 어딘가에 있을 테지만, 그 편지들은 지금 우리 손에 있다.

한 번에 읽어 치울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얀 마텔의 짧은 편지 한 통을 읽고는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수정하거나 당장 그가 말하는 책을 읽고 싶어 안달이 날 수도 있다. 마치 시를 읽듯이, 편지 한 통 한 통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에게는 물론이고, 우리들의 문학 읽기도 나무줄기처럼 넓게, 그러나 강물처럼 깊어지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저자 소개

 

지은이 얀 마텔 Yann Martel

1963년 스페인에서 캐나다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났다. 캐나다, 알래스카, 코스타리카, 프랑스, 멕시코 등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다양한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성인이 된 후에는 이란, 터키, 인도 등지를 순례했다. 캐나다 트렌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직업을 거친 후, 27세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3년 소설집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로 데뷔했고, 이후 장편소설 셀프』 『파이 이야기』 『20세기의 셔츠』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썼다. 2002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파이 이야기는 전 세계 41개국에서 출간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떠올랐으며, 2013년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로 개봉되어 수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옮긴이 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에서 언어학을 강의했으며, 2003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는 한편 펍헙 번역 그룹을 설립해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 20세기의 셔츠』 『아프리카 방랑』 『키스 해링 저널』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대변동』 『12가지 인생의 법칙』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습관의 힘』 『문명의 붕괴100여 권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 등이 있다.

 

차례

 

 

서문

 

Book 1 이반 일리치의 죽음레프 톨스토이

Book 2 동물농장조지 오웰

Book 3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애거서 크리스티

Book 4 나는 그랜드센트럴역 옆에 주저앉아 울었다엘리자베스 스마트

Book 5 바가바드 기타

Book 6 슬픔이여 안녕프랑수아즈 사강

Book 7 캉디드볼테르

Book 8 짧지만 즐겁게: 101편의 매우 짧은 시사이먼 아미티지 편집

Book 9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Book 10 줄리 아씨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Book 11 왓슨가 사람들제인 오스틴

Book 12 아트 슈피겔만

Book 13 앵무새 죽이기하퍼 리

Book 14 어린 왕자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Book 15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지닛 윈터슨

Book 16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라이너 마리아 릴케

Book 17 섬은 미나고를 뜻한다밀턴 에이콘

Book 18 변신프란츠 카프카

Book 19 사자왕 형제의 모험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상 속의 하루사라 L. 톰슨, 롭 곤살베스, 해리스 버딕의 미스터리크리스 반 알스버그

Book 20 문학의 구조와 상상력노드롭 프라이

Book 21 사라예보의 첼리스트스티븐 갤러웨이

Book 22 명상록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Book 23 예술가와 모델아나이스 닌

Book 24 고도를 기다리며사뮈엘 베케트

Book 25 시쿠티미의 잠자리라리 트랑블레

Book 26 생일편지테드 휴즈

Book 27 등대로버지니아 울프

Book 28 그것에 관련된 모든 것을 읽어라!로라 부시, 제나 부시

Book 29 드라운주노 디아스

Book 30 크로이체르 소나타레프 톨스토이

Book 31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조라 닐 허스턴

Book 32 레즈 시스터즈톰슨 하이웨이

Book 33 페르세폴리스마르잔 사트라피

Book 34 가장 푸른 눈토니 모리슨

Book 35 밀크우드 아래에서딜런 토머스

 

Book 36 오르다 보면 모든 것은 한 곳에 모이게 마련플래너리 오코너

Book 37 겸손한 제안조너선 스위프트

Book 38 성가에인 랜드

Book 39 미스터 핍로이드 존스

Book 40 시계태엽 오렌지앤서니 버지스

Book 41 길가메시스티븐 미첼의 번역판

Book 42 길가메시데릭 하인스의 번역판

Book 43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앨런 베넷

Book 44 대지S.

Book 45 픽션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Book 46 노래하는 검은 새: 시와 노랫말 1965-1999폴 매카트니

Book 47 덜 악한 것: 테러 시대의 정치 윤리마이클 이그나티에프

Book 48 길리아드마릴린 로빈슨

Book 49 노인과 바다어니스트 헤밍웨이

Book 50 제인 오스틴: 그녀의 삶캐롤 쉴즈

Book 51 줄리어스 시저윌리엄 셰익스피어

Book 52 불타는 얼음: 예술과 기후변화데이비드 버클랜드와 케이프 페어웰 재단

Book 53, 54 루이 리엘체스터 브라운, 오후의 예항미시마 유키오

Book 55 선물루이스 하이드

Book 56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Book 57 히로시마 내 사랑마르그리트 뒤라스 그리고 알랭 레네 감독의 영화

Book 58, 59 떠남앨리스 먼로,마거릿 애트우드

Book 60 싸구려 행복가브리엘 루아

Book 61 괴물들이 사는 나라』 『깊은 밤 부엌에서모리스 샌닥

Book 62 에브리맨필립 로스

Book 63 플로베르의 앵무새줄리언 반스

Book 64 사내 연애캐롤 모티머

Book 65 타타르의 사막디노 부차티

Book 66 스티븐 하퍼는 어떤 책을 읽고 있을까수십 명의 위대한 작가들

Book 67 야만인을 기다리며존 쿳시

Book 68 A 세대더글러스 코플런드

Book 69 재산발레리 마틴

Book 70 아이스하키를 찾아서데이브 비디니

Book 71 금융 전문가R. K. 나라얀

Book 72 책들: 회고록래리 맥머트리

Book 73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치누아 아체베

Book 74 아름다운 생각크리스티안 북

Book 75 저지대헤르타 뮐러

Book 76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알렉산드르 솔제니친

Book 77 킹 리어리폴 쿼링턴

Book 78 센추리레이 스미스

Book 79 샬롯의 거미줄엘윈 브룩스 화이트

Book 80 부상자들을 끝까지 추적하는 사람들을 위하여데이비드 애덤스 리처즈

Book 81 광인일기루쉰

Book 82 그레이 군도존 스테플러

Book 83 칼리굴라알베르 카뮈

 

Book 84 니콜스키니콜라 디크네

Book 85 내가 사는 이유멕 로소프

Book 86 사랑의 아픔: 시와 단편사포 (애런 푸치기언 번역)

Book 87 정다운 고향 시카고애슈턴 그레이

Book 88 빨강의 자서전앤 카슨

Book 89 팔로마 씨이탈로 칼비노, 세 명의 삶커트루드 스타인

Book 90 시 선집앨 퍼디

Book 91 니벨룽겐의 노래중세 독일의 장편 영웅 서사시 (시릴 에드워즈 번역)

Book 92 체스 이야기슈테판 츠바이크

Book 93 시 선집예브게니 옙투셴코

Book 94 짝퉁 인디언의 생짜 일기셔먼 알렉시

Book 95 과자와 맥주W. 서머싯 몸

Book 96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루이지 피란델로

Book 97 실수 대장앙드레 프랑캥, 땡땡의 모험 5:푸른 연꽃에르제, 퀘벡의 폴미셸 라바글리아티

Book 98 가윈 경과 녹색 기사(제임스 위니 편찬과 번역)

Book 99 독서의 역사알베르토 망구엘

Book 100 그을린 사랑와즈디 무아와드

Book 10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마르셀 프루스트

 

참고 도서

 

 

출판사 서평

 

문학 작품은 인간을 이해하고 세상을 꿈꾸게 한다

1415일 동안 책과 함께 보낸 101통의 편지

사상 초유의 게릴라 북캠페인

 

얀 마텔은 자국 캐나다의 수상 스티븐 하퍼에게 무려 101통이나 되는 편지를 보냈다. 게다가 그냥 편지만 보낸 것도 아니었다. 매번 신중하게 문학 작품을 골라 읽고 사색한 뒤, 그 책을 동봉해 보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상의 보좌관으로부터 일곱 통의 형식적인 답장을 받았을 뿐, 그가 소통을 원했던 수상에게서는 한마디의 답도 얻을 수 없었다. 이미 세계적으로 성공한 작가 얀 마텔은 대체 왜 이 고독한 북클럽을 시작한 것일까?

20073월 말, 얀 마텔은 캐나다 예술인 자격으로 캐나다 예술위원회 5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았다. 동료 예술가들과 하원의사당 방청인석에 자리 잡은 얀 마텔은 들뜬 마음으로 행사를 즐기고 있었다. 마침내 캐나다 국민의 문화적 정체성을 고양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해온 캐나다 예술위원회의 50주년 기념 연설이 시작되었지만, 문화유산부 장관의 이 연설은 5분을 넘기지 못하고 끝이 났다. 캐나다가 50년 동안 일궈온 다양한 문화예술이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정리된 것이다. 그리고 그 한편에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묵묵히 앉아 다음 의제에만 열중하던 남자가 있었다. 바로 스티븐 하퍼 수상이었다. 자신이 캐나다 수상이라는 걸 단 한순간도 잊지 않는 듯 바빠 보이던 그 남자에게, 얀 마텔은 편지를 보내기로 한다. 좋은 책을 편지와 함께 전달한다는, 가장 작가적이고도 평화로운 방법으로 문화예술의 중요함과 고요한 사색의 필요성을 수상에게 전하기로 한 것이다.

얀 마텔은 문학 작품이 주는 고요함을 전하고자 편지를 썼다. ‘고요 속에서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인간과 세계에 대해 각성의 시간을 얻을 수 있다는 그는, 101통의 편지들에서 문학 작품 읽기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문학 작품을 읽음으로써 고요한 성찰을 얻는 것이야말로 지도자로서, 정치인으로서 가장 필요한 능력인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얻기 위한 출발점이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느껴보지 못했거나, 사회적 핍박에 무방비로 노출되어보지 않았거나, 상대적 박탈감과 유리천장 같은 이겨내기 힘든 장애물을 겪어보지 않은 삶을 살아온 정치인일수록 더욱 그래야 한다. 다양한 문학 작품을 읽고 그 안에서라도 다른 이의 삶에, 다른 이의 고통에 푹 빠져보아야 한다. 문학의 늪에 발을 담가보기라도 한 정치인이 그리는 미래와 그렇지 않은 정치인이 그리는 미래에는 자연히 차이가 있지 않겠는가.

 

 

소설, 희곡, 시집, 종교서, 그래픽 노블, 아동서……

어려운 책도 쉬운 책도, 훌륭한 책도 실망스러운 책도

모든 문학 작품은 우리에게 사색의 기회를 준다

 

세계적인 작가인 얀 마텔이 고른 책들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얀 마텔이 책을 고른 기준은 의외로 단순하다. 가장 우선시되는 기준은 바로 픽션 작품이 먼저라는 것이다. 픽션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얀 마텔은 어떤 장르도 배제하지 않았다. 스릴러 소설이든 풍자 소설이든, 분명한 것은 그 책을 읽고 나면 더 현명해졌다는 기분, 적어도 뭔가를 얻은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 좋은 책을 고르려 했다는 것이 얀 마텔의 설명이다. 그 밖에 고려하는 사항은 더 간단하다. 첫째, 이백 쪽 이하의 짧은 책일 것. 둘째, 가능한 한 평이하고 간결하게 쓰인 책일 것. 하루 스물네 시간을 독서보다는 바쁘고 중요한 일로 채우려 하는 스티븐 하퍼 수상이 복잡하게 뒤얽힌 이야기에 몇 시간이나 골머리를 썩이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았기에, 십오 분 만에 훑어볼 수 있는 책을 선택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가능한 다양한 주제의 책을 섞어서 보내자는 것인데, 얀 마텔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수상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편지 한 통에 한 권의 책, 많게는 세 권의 책이 보내졌으니 꽤 많은 책이 들어 있다. 책 목록만 언뜻 봐도 이반 일리치의 죽음』『동물농장』『캉디드』『문학의 구조와 상상력』『광인일기등 쉽지는 않을 듯한 책들이 보인다. 게다가 발신인은 세계적인 작가, 수신인은 캐나다 수상? 이쯤 되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 목록의 책들을 다 읽고 알아야 이 편지를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전혀 그렇지 않다. 편지 속에 등장하는 책을 전혀 읽지 않았더라도, 얀 마텔의 편지를 읽고 이해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애당초 이 편지는 책 읽기를 권유하기 위해 쓰인 것이다.

비단 지도자뿐 아니라 묵묵히, 그러나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문학 읽기는 중요하다. 가끔 우리는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착각에 쉽게 빠져들곤 한다. 그래서 일하고 또 일한다. 우리는 삶이 너무 정신없이 흐른다고 투덜대지만, 삶은 늘 고요하다. 정신없이 달려가는 것은 우리뿐이다. 우리 삶에는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넘쳐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이것은 왜 이렇고, 저것은 왜 저럴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얀 마텔의 표현을 또 한 번 빌리자면 책과 고요함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이기 때문에’, 우리는 책을 읽음으로써 고요한 시간을 되찾아 사색에 잠길 수 있다. 아홉 번의 생을 산다는 고양이조차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을 부러워한단다. 그들은 이미 수백 번의 삶을 산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문학은 우리로 하여금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인간성을 각성하게 해준다.

 

 

당신의 삶이 깊은 숲속처럼 고요하기를

그러나 강물처럼 깊어지기를 바라는 소설가의 북클럽

 

이 책은 캐나다의 수상 스티븐 하퍼에게 보내는 편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실은 세상 모든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얀 마텔적 충언(忠言)’이자, 더 나아가 모든 독자들에게 전하는 문학 편지다. 짧은 편지들로 이루어져 있어 술술 읽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번에 읽어 치울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편지 한 통을 읽고는,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수정하거나 당장 얀 마텔이 말하는 책을 읽어보고 싶어 안달이 날 수도 있다. 하루에 편지 한 통, 아니면 일주일에 편지 한 통도 좋다. 얼마나 많은 페이지를 읽느냐보다,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마치 시를 읽듯이, 편지 한 통 한 통을 곱씹어 읽으며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읽고 나면 더 현명해졌다는 기분, 적어도 뭔가를 얻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야 좋은 책이라는 얀 마텔의 기준에 따른다면, 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도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캐나다의 수상과 수많은 정치인들, 또 수많은 독자들의 삶이 깊은 숲속처럼 고요하기를, 그러나 강물처럼 깊어지기를 바라는 한 소설가의 바람이 담긴 한 권의 책이다. 늦은 저녁 집에 돌아와, 피곤에 잠긴 몸으로 잠자리에 누워 잠시나마 책을 편다. 겨우 몇 단락을 읽었을 뿐이지만 아주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든 단락을 곱씹으며 눈을 감고 조용히 사색하며 잠이 든다면 그야말로 얀 마텔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삶 속의 고요한 시간을 얻는 데 성공한 독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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