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boy, One boat, One tiger…….
227일간의 인도 소년 태평양 표류기이자
절망에 관한 한 가장 희망적인 이야기
전 세계 50개국 출간, 누적 판매 1200만 부를 기록한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04년 국내에 출간된 후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꾸준히 사랑받아온 『파이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개정판을 선보이는 것으로, 작품에 담긴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 표지와 소장 가치를 더한 양장 제본으로 ‘현대의 고전’으로서의 품격을 더했다. 또한, 본문 말미에는 국내외 언론 및 명사들의 서평을 발췌, 수록하여 작품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했다.
인도 소년 ‘파이 파텔’과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227일간 이어진 태평양 표류기를 담은 이 작품은 “황홀하고, 멋진, 절망적이지만 쾌활한” 모험소설이자 고통의 바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성장소설로, 묵직한 철학적·종교적 담론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이끌어내며 이 시대의 고전 반열에 올랐다. 2012년, 바다 위 극한의 생존 상황을 환상적인 영상미로 그려내며 아카데미상과 골든글로브상을 동시 수상한 이안 감독의 영화〈라이프 오브 파이〉의 원작이다.
『파이 이야기』는 흥미진진함과 재미를 듬뿍 담은 동시에, 궁극적인 신념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맨부커상 수상 작가이자 세계적인 소설가인 마거릿 애트우드는 이 책에 대해 “『로빈슨 크루소』 『걸리버 여행기』 『백경』을 잇는 최고의 모험 소설”이라고 평했으며, 미국 아마존에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모험, 생존 그리고 신념에 관한 소설”이라는 평이 올랐다. 낯선 곳에서 펼쳐질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었다가 사랑하는 가족을 한순간에 잃어버리고, 겨우 살아남았나 했더니 언제 자기를 잡아먹을지 모를 벵골 호랑이와 공존 아닌 공존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인도 소년 파이. 절망의 순간에 이르러 희망을 찾은 이 소년의 이야기는 세대를 뛰어넘어 모든 이들에게 오래도록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파이가 갖고 싶어 했던,
‘읽고 또 읽어도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는’
바로 그런 책.”
_아마존 리뷰
얀 마텔 Yann Martel
1963년 스페인에서 캐나다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났다. 캐나다, 알래스카, 코스타리카, 프랑스, 멕시코 등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다양한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성인이 된 후에는 이란, 터키, 인도 등지를 순례했다. 캐나다 트렌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직업을 거친 후, 27세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3년 소설집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로 데뷔했고, 이후 장편소설 『셀프』 『파이 이야기』 『20세기의 셔츠』 『포르투갈의 높은 산』, 에세이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를 썼다. 2002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파이 이야기』는 전 세계 41개국에서 출간되면서 베스트셀러로 떠올랐으며, 얀 마텔은 이 작품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기독교·이슬람교·힌두교를 동시에 믿는 인도 소년 파이의 사유와 모험을 통해 ‘삶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파이 이야기』는 2013년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로 개봉되어 수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작가는 현재 캐나다 새스커툰에서 아내 앨리스 카이퍼즈와 네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다.
옮긴이 공경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비밀의 화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호밀밭의 파수꾼』 『스틸 미』 『우리는 사랑일까』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프레디 머큐리』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지은 책으로 북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가 있다.
작가 노트
1부 토론토와 폰디체리
2부 태평양
3부 멕시코 토마틀란의 베니토 후아레스 병원
옮긴이의 말
『파이 이야기』에 대한 찬사
끝없이 펼쳐진 바다 한가운데 작은 구명보트 위,
거대한 벵골 호랑이와 함께 남겨진 열여섯 살 소년 파이
인도 폰디체리, 동물원을 운영하는 부모님 아래서 태어나 사랑과 종교, 세상의 이야기들을 열렬히 탐구하던 인도 소년 파이 파텔. ‘피신’이라는 본명이 오줌을 싼다는 ‘피싱’과 비슷한 발음으로 들려 놀림을 받자 스스로 칠판에 “π = 3.14”를 또박또박 적어가며 새로운 이름을 지어낸 이 인도 소년은 온화한 부모님, 스포츠에 열광하는 형과 함께 행복하게 자란다. 파이가 열여섯이 되던 해, 캐나다로 이주하기 위해 커다란 화물선에 온 가족과 동물들이 함께 오르지만 바다 한가운데서 배가 좌초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한 척의 구명보트에 오른 건 파이와 네 마리 동물,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과 오랑우탄, 하이에나, 그리고 커다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뿐이다…….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파이는 이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만들기 위해 당장의 생존을 시작한다.
‘호랑이보단 어둠이,
어둠보단 절망이 더욱 두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광활한 태평양은 파이가 타고 있는 한 척의 배 외에는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듯 무섭게 침묵했다가, 한순간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파도로 파이를 덮치기도 한다. 또한 파이는 단지 ‘신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 따가운 눈초리와 놀림을 받으면서도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를 믿던 소년이었지만, 한순간 온 가족을 잃어버리고 구명보트에서 온갖 시련을 겪으며 신을 원망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의문을 품기도 한다.
하지만 홀로 남겨진 채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과정에서 파이를 제일 두렵게 하는 것은 변덕스러운 자연도,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도, ‘문자 그대로 또 비유적으로도’ 한 배에 타고 있는 커다란 벵골 호랑이도 아닌 바로 ‘절망’ 그 자체다.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절망하고, 생존을 포기하는 것. 파이에게 제일 두려운 것은 바로 그러한 마음이었고, 파이는 리처드 파커의 존재를 통해 오히려 힘을 얻는다. 언제 자신의 등 뒤를 덮칠지 모를 적이자 동반자가 오히려 파이에게 삶의 의지와 희망을 선사한 것이다.
마음 한편으로는 리처드 파커가 죽는 걸 바라지 않았다. 그가 죽으면 절망을 껴안은 채 나 혼자 남겨질 테니까. 절망은 호랑이보다 훨씬 무서운 것이 아닌가. 내가 아직도 살 의지를 갖고 있다면, 그것은 리처드 파커 덕분이었다. _본문 중에서
‘인생은 이야기이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선택할 것인가’
한 배에 탄 호랑이를 길들인 일, 정체불명의 해초와 미어캣이 사는 식인 섬, 바다 한가운데서 우연히 만난 눈먼 조난자…… 파이는 227일간의 표류 끝에 마침내 육지에 도착하고, 그의 구조 소식을 듣고 배의 침몰 원인을 조사하러 나온 선박회사 직원들에게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러한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과연 사실일까? 파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쉽사리 믿지 못하는 선박회사 직원들에게 말한다.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며, 인생은 이야기와 같다고.’
작가 얀 마텔은 『파이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인생은 이야기이고, 당신은 당신의 이야기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믿음에 관한 이야기가 더 ‘나은’ 이야기이다.” 얀 마텔이 파이의 입을 빌려 말하는 것은 어떤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자신이 선택한 대로 이야기는 흘러갈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이다.
“읽고 또 읽어도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는 소설”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파이 이야기』는 무수히 많은 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삶이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게 한다. 이번에 장정을 새로 하여 선보이는 『파이 이야기』를 통해, 이미 인도 소년 파이를 알고 있는 독자와 모르는 독자 모두에게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내 가장 큰 바람은—구조보다도 큰 바람은—책을 한 권 갖는 것이었다. 절대 끝이 나지 않는 이야기가 담긴 긴 책. 읽고 또 읽어도 매번 새로운 시각으로 모르던 것을 얻을 수 있는 책.
_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