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호어스트 씨가 꿈꾸는 언제나 금요일 같은 삶!
독일의 세계적 카바레티스트인 호어스트 에버스의 대표작『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카바레티스트'는 테이블에 둘러앉은 관객들에게 재담, 춤, 노래 등으로 정치, 시사 풍자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배우를 말한다. 이 책은 5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야기 모음집으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벌어지는 사건들을 들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게으른 한 남자의 유쾌한 인생 측면수비술이 펼쳐진다. 그에게도 설거지, 창문 닦기, 세금신고 등 사회인으로서 해야 할 많은 의무들이 있지만, 그는 좌충우돌, 천방지축, 무사태평으로 하루하루를 금요일처럼 살아간다. 시간을 낭비하는 듯 보이는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우리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호어스트는 남들에게 뒤쳐지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자신만의 소중한 삶을 돌아볼 것을 권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즐기는 그가 들려주는 '건강하게 게으름 피우는 법'을 통해 후회없이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발랄한 유머의 이면에는 현실 풍자적인 요소와 삶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저자 소개
저자 호어스트 에버스 Horst Evers는 1967년 독일 니더작센 주에서 태어났으며 베를린에서 독문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택시기사와 집배원으로 일하다가 만담가 활동을 시작했다. 독일 만담가 대상, 독일 소극장 배우상 등 여러 상을 받았고 현재 독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독보적인 개성과 유머러스한 감수성, 예리한 관찰력을 지닌 작가로서 꾸준히 활동하며,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느낌으로 아는 것들》, 《서두르지 말고, 인생을 안단테》, 《베를린 대왕》 등을 출간했다.
출판사 서평
만약 네 시간 동안 일할 목록만 열심히 작성하다가 정작 일은 뒷전이라면? 하루 종일 창밖을 바라보며 빙판에 넘어지는 사람들 수나 센다면? 몽유병자 행세를 하며 무료 쇼핑을 즐긴다면? 갈수록 삶은 팍팍해져 가고 무한 경쟁이란 단어가 뼈저리게 느껴지는 요즘 같은 시대에 웬 한가한 선비 노름이냐 싶지만, 실제로 이 같은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 있다. 바로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에 등장하는 호어스트 에버스 씨다.
이 책은 독일의 세계적인 카바레티스트(테이블에 둘러앉은 관객들에게 재담, 춤, 노래 등으로 정치, 시사 풍자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배우) 호어스트 에버스의 대표 작품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벌어지는 사건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묶은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이 웨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물론 그에게도 설거지며 창문 닦기, 세금신고와 같은 사회인으로서 꼭 해결해야 할 많은 의무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나면 건강에 해로워”, “오늘은 영 자세 안 나와” 등을 외치며 그는 오늘 하루도 자신만의 금요일을 살아간다. 얼핏 보면 그의 생활은 게으르고 나태하며 전혀 발전성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삶 같다. 나아가 좌충우돌, 천방지축, 무사태평으로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과연 그가 정말 자신의 삶을 낭비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오히려 우리가 소중한 시간들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반문하게 만드는 것이다.
호락하지 않은 인생을 이리 굴리고 저리 주무르는
유쾌하고도 엉뚱한 인생 측면수비술
시간 낭비 없이 남들보다 한 발 앞서 행동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자신만의 삶이라는 정작 중요한 시간은 돌볼 틈이 없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인 호어스트 에버스는 자신만의 삶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인물이다. 그의 생활은 우리가 생각하기 어려운 엉뚱함과 발랄함, 유머로 가득 차 있다. 이는 우리가 우리의 삶을 즐기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간다. 낯선 거리에서 집을 찾아가기 위해 피자집에서 자신의 주소로 피자를 주문한 후 가는 길에 자신도 데려가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하고, 먹다 남아 딱딱하게 굳어가는 브뢰첸(독일인이 주식으로 삼는 빵)을 자신의 소울메이트 삼아 절대자와 세계에 관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그 같은 웃음 이면에는 현실 풍자적인 요소와 현대인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함께 담겨 있다. 오랫동안 미뤄온 세금신고서를 처리하기 싫어서 집 밖을 떠돌다가 열일곱 번의 기절 뒤에야 겨우 밀린 세금신고서를 다 처리해버리는 장면은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형식적인 각종 절차에 시달리는 우리의 모습을 떠오르게 만든다. 충수염 수술 때문에 찾은 병원에서 과중한 업무에 지친 외과의사들이 내뱉는 농담이나 전화회사의 요금률을 ‘앗 뜨거! 요금률’이라 부르는 장면 역시 의미심장하다. 첨단 기기를 이용한 지나친 사생활 간섭을 다루는 ‘휴대전화’, 젊은 세대들로부터 무시당하는 기성세대들의 씁쓸한 이면을 다룬 ‘존엄 속에 늙기’ 등의 이야기는 이 시대의 오마쥬와 다름없다.
오늘도 바싹 메마르고 쩍쩍 갈라지는 삶의 틈으로 호어스트 에버스가 전하는 유쾌한 농담을 조금씩 흘려보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나를 위한, 나만의 삶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