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 목소리

저마다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던 인물들이 새로운 인연을 만나
서로를 감싸 안고 상처받은 세상에 닻을 내리는 여정

  • 저자김지원
  • 출간일2005-06-15
  • 페이지287
  • 가격9,000원
  • 판형153*224mm
  • ISBN978-89-7288-250-3
  • 분야소설 > 한국문학
책 소개

「사랑의 예감」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지원이 창작집 『꽃철에게 보내는 팩스』(2002년) 이후 3년만에 펴내는 장편소설. 이 작품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말'과 '인연'을 화두로 저마다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던 인물들이 새로운 인연을 만나 서로를 감싸 안고 상처받은 세상에 닻을 내리는 여정을 담고 있다. <현대문학>에 발표된 단편 「물빛 목소리」(2002)의 주인공 '영희'와 <문학사상>에 발표된 「마술의 시간」(2003)의 주인공 '마술사'가 만나 사랑을 하기까지의 과정이기도 하다.


첫사랑의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자 '영희'는 우연히 들른 민박집에 정착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을 괴롭히던 세상의 말에 상처받고 남자와 그 집안에서 내뱉은 독설에 가슴 아파한다. 그리고 독기를 품고 내질렀던 자신의 목소리가 가시가 되어 도로 그녀에게 박힌다. 그러다 실어증까지 걸린다. 그것은 남자와 헤어진 상처로부터의 도피이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인간 관계의 거부였다. 그러던 영희가 자신의 몸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말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 새로운 말들이 이끄는 대로 운명의 실타래를 풀듯 한발 한발 새로운 인연에 다가서게 된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은 외로운 마술사 청년 안한얼이다. 그는 하와이에서 홀로 외롭게 살고 있는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고국인 한국에서 떠도는 가난하고도 외로운 마술사다. 동굴에서 기거하면서 세상과는 담을 쌓듯 지내왔지만 그 담을 헐고 세상에 나와 한 할머니의 죽음을 목도하고 난 후 영희를 만나 운명처럼 사랑을 나누게 된다.

삶의 모든 희망을 포기한 후에도, 사람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인연들에 의해 다시 새 인생을 살아가게 되며, 작가는 '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 죽음과도 같은 상처로부터의 부활과 사랑의 예감을 자신만의 독특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풀어낸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지금 이 시대에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시대적 질문과 함께 작가 자신이 오랫동안 화두로 삼아온 애정의 인연과 고리를 섬세하고도 따뜻하게 보여주고 있다.

 

저자 소개

저자 김지원(1942~2013)은 경기도 덕소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63년《여원》에 단편소설「늪 주변」이 당선되었으며, 1975년 단편소설「사랑의 기쁨」과 「어떤 시작」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폭설』(1979),『겨울나무 사이』(1986),『알마덴』(1988),『돌아온 날개』(1993),『꽃철에 보내는 팩스』(2002) 등이 있고, 중편소설『잠과 꿈』(1987), 연작소설『물이 물속으로 흐르듯』(1991), 자매소설집『먼 집 먼 바다』(1977),『집?그 여자는 거기에 없다』(1996), 장편소설『모래시계』(1986),『꽃을 든 남자』(1989),『소금의 시간』(1996),『낭만의 집』(1998),『물빛 물소리』(2005) 등이 있다. 1997년 중편소설「사랑의 예감」으로 제2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1999년 마이클 뉴튼의『영혼들의 여행』을 공저로 번역했고, 2009년 아버지 김동환의 장편 서사시 [국경의 밤]을 각색해 동명의 시극(詩劇) 극본으로 발표했다. 2013년 1월 30일 향년 71세의 나이로 뉴욕 맨해튼에서 타계했다. 

차례

약혼여행

영희의 약혼 남자는
영희는
민박집 부엌
영희의 시간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
멜랑콜리한 노스탤지어의 안개
마술사와 할머니
석 달 전
하루 전
마술의 시간
열다섯 시간 전
손님 독고 선생
그후
가을공원
다정한 민박집
여름
안한얼
내가 너를
뉴욕의 장 선생
김영희의 편지
인생의 동반자
안한얼의 공간
공동의 공간
그날 새벽에
보라

작품 해설
작가의 말

 

출판사 서평

김지원은 사는 것이 사랑을 배워가고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물 흐르듯 사랑을 완성해나가는 것, 가장 평범하면서도 큰 세계의 인간주의가 작가 김지원의 문학세계이다. 이러한 세계관은 이번에 펴낸 장편소설『물빛 목소리』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 작품은《현대문학》에 발표된 단편 「물빛 목소리」(2002)의 주인공 ‘영희’와 《문학사상》에 발표된 「마술의 시간」(2003)의 주인공 ‘마술사’가 만나 사랑을 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 이 소설에서 작가가 특히 주목한 것은 사람들의 ‘말’(목소리)과 ‘인연’이다. 말로써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해를 끼치는 각박한 세상에서 주인공 영희는 ‘의도의 말’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의도의 말’이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소망을 소리 내어 말하는 것으로, “광활한 우주에다가 말로 씨를 심”어 “섬같이 고립되어 시들어가던 꿈들”을 꽃피우게 하는 것이다. 작가는 우리가 하는 말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라야 하며, 타인의 말을 귀 담아 듣는 가운데 나오는 착한 말이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말은 “우주가 나를 지지해주고 이끌어간다는 확신을 갖”게 해준다는 것이다.
○ ‘상호’에게 버림받은 여자 ‘영희’는 우연히 들른 민박집에 정착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을 괴롭히던 세상의 말에 상처받고 남자와 그 집안에서 내뱉은 독설에 가슴 아파한다. 그리고 독기를 품고 내질렀던 자신의 목소리가 가시가 되어 도로 그녀에게 박힌다. 그러다 실어증에까지 걸린다. 그것은 남자와 헤어진 상처로부터의 도피이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인간관계의 거부였다. 그러던 영희가 자신의 몸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말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 새로운 말들이 이끄는 대로 운명의 실타래를 풀듯 한 발 한 발 새로운 인연에 다가서게 된다. 또 한 주인공은 외로운 마술사 청년 안한얼이다. 그는 하와이에서 홀로 외롭게 살고 있는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고국인 한국에서 떠도는 가난하고도 외로운 마술사다. 동굴에서 기거하면서 세상과는 담을 쌓듯 지내왔지만 그 담을 헐고 세상에 나와 한 할머니의 죽음을 목도하고 난 후 영희를 만나 운명처럼 사랑을 나누게 된다.
○ 『물빛 목소리』의 중요한 또 하나의 축을 형성하는 것은 인간간의 관계맺음, 인연에 관한 것이다. 별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 소설 속의 에피소드들을 눈에 띄지 않게 연결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인연의 고리이다. 홀로 늙고 병들어가던 ‘다정한 민박집’의 주인아줌마는 파키스탄에서 돈을 벌러 들어온 지밀 부자를 만나 그들을 자신의 호적에 올리고는 지밀을 남편으로, 그 아들을 자신의 아들 삼아 늘그막에 삶의 희망을 되찾고 기력도 회복한다. 이 밖에도 ‘의도자의 서클’을 이끌며 의도하는 대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설파하는 장 선생, 한국의 고흐라 일컬어지던 화가 독고 선생도 이 마을에서 이기적인 가족과의 삶이 아닌 제2의 인생을 꿈꾼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지금 이 시대에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시대적 질문과 함께 작가 자신이 오랫동안 화두로 삼아온 애정의 인연과 고리를 섬세하고도 따뜻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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