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의 신작 소설집. 표제작인 `꽃철에 보내는 팩스`를 비롯해 `어머니를 찾아 삼만리`와 `등뒤의 세상`, `친구가 있는 초상화`, `스승이 있는 초상화` 그리고 `사랑의 예감` 등 총 8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했다.
저자 소개
경기도 덕소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소설가 황순원의 추천으로《현대문학》지에 단편「사랑의 기쁨」과「어떤 시작」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창작집「폭설」「겨울나무 사이」「알마덴」「돌아온 날개」, 자매 소설집「집. 그 여자는 거기에 없다」, 장편소설「모래시계」「꽃을 든 남자」「소금의 시간」「낭만의 집」등이 있으며, 1997년「사랑의 예감」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뉴욕에 거주중이다.
출판사 서평
사막 같은 일상에서 피워올리는 '초록빛 봄의 주술'...
《꽃철에 보내는 팩스》는 작가 김지원이 이상문학상 수상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소설집이다. 미발표 신작〈어머니를 찾아 삼만 리〉를 비롯한 8편의 중단편소설을 한데 묶은 이 소설집은 사랑과 생명을 주제로 하는 김지원 작품세계의 정수로 평가받을 만하다. 97 이상문학상 수상작〈사랑의 예감〉이 일상의 구속과 시간적 제약을 초월하는 사랑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면, 이 소설집은 그 연장선상에서 작가가 모성적 신비의 세계에 새로이 눈뜨게 되는 개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소설집의 첫머리를 장식하는〈어머니를 찾아 삼만 리〉는 그러한 작가의 문제의식이 몽환적으로 묘사된 판타지이다. 1900년 유럽에서 시작되어 2002년 한국에서 끝나는 이 이야기는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플롯을 통해 진정한 생명의 근원인 '우주적 자궁'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과 감동을 제공한다.
이 같은 '환상성'은 소설집의 전 작품에 걸쳐 주제를 나타내는 중요한 계기로서 작용하고 있다. 삶이란 우울하고 소란스럽고 지루한 일상의 연속이라는 것, 그러나 사실 우리는 꿈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꿈속에 살고 있다는 것, 그 꿈과 현실 사이 어느 지점에 두 세계를 연결시키는 통로가 있다는 것. 작가는 장자의 호접몽을 연상케 하는 이러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사막 같은 일상으로부터의 한 가닥 출구를 열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실과 환상,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고 사실적인 서술과 시니롭고 주관적인 시적 묘사가 뒤섞이는 작가의 문체는 이번 소설집에서 그 찬연한 정점을 보여준다. 이 봄, 죽음과 상처의 그림자를 밀어내는 '모성적 신비'와 '사랑의 힘'에 대한 예찬을 흠뻑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