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방랑

현장감 살아있는 사진과 이야기로 인도의 기억을 담다.
사진가 후지와라 신야가 전하는 일상을 벗어나 삶의 진정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

  • 저자후지와라 신야
  • 출간일2009-07-15
  • 페이지364
  • 가격16,000원
  • 판형148*210mm
  • ISBN978-89-7288-350-0
  • 분야에세이 > 일본에세이
책 소개

 

현장감 살아있는 사진과 이야기로 인도의 기억을 담다.
사진가 후지와라 신야가 전하는 일상을 벗어나 삶의 진정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
삼년간의 인도여행이야기를 담은 『인도방랑』. ‘여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세계를 떠도는 ‘방랑자’. 저자인 후지와라 신야가 그런 사람이다. 그는 삼년동안 여행한 인도의 이야기를 압도적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글과 사진으로 펼쳐낸다. 고행과 여행의 한 가운데를 걸으며 만들어 냈던 기억을 하나하나 꺼내어 신비함과 현대문명이 공존하고 있는 인도 여행의 세밀하게 그려낸 인도 방랑기가 시작된다.

당신의 여행은 어떤 여행인가? 몸만 훌쩍 떠나는 여행을 꿈꾸지만 온갖 물건으로 치장하고 여행을 떠나는 이들, 그러나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 여행 준비는 두 가지로 이뤄진다. ‘버리기’, ‘그리고 준비하지 않기’. 여행이라기보다 ‘삶’에 가까운 그만의 독특한 여행은 점점 낡아가는 옷들과 까맣게 변하는 피부, 풍만해지는 정신적 성숙을 통해 완성된다.

후지와라 신야는 세계 곳곳을 밟아온 여행 베테랑이다. 그는 인도에서 이틀이나 걸리는 객차 여행, 삐거덕 거리는 허술한 침대, 숙소 사기, 시체를 태우는 장례식까지 만나며 다양한 루트로 인도를 되돌아본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하다가 곧 체념하듯 적응하고, 처음 만나는 풍경에 매료되어 여행에 흠뻑 빠지기도 하는 순수한 방랑자의 방랑일기가 펼쳐진다.

 

저자 소개

 

1944년 일본 후쿠오카 현 모지 시에서 여관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생가의 여관이 파산하자 고교 졸업 후 상경해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명문인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 회화과에 입학하나 학교에서 배우는 예술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중퇴, 1969년 스물다섯 살 되던 해에 인도로 떠난다. 이후 서른아홉 살 때까지 인도, 티베트, 중근동, 유럽과 미국 등을 방랑한다. 삼 년간의 인도 여행 이야기를 담은 〈인도방랑〉은 《아사히 그래프》 연재되면서 당시 일본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작가로서, 사진가로서의 명성을 얻는다. 1977년 『소요유기』로 제3회 기무라 이헤에 사진상, 1982년 『동양기행』으로 제23회 마이니치예술상을 받는다.
그 밖의 주요 저서로 『티베트방랑』 『도쿄 표류』 『메멘토 모리』 『아메리카』 『침사방황』 『시부야』 『바람의 플루트』 『황천의 개』, 소설 『딩글의 후미』, 자전소설 『기차바퀴』 등이 있다.

 

차례

 

한국의 독자들에게
십오 년 만의 고백
후지와라 신야, 그리고 인도

1장
어제로의 여행
잘 있거라, 카시미르
소년
기생충
들쥐가 먹은 과일
살아남은 전사가 그린 스러지기 직전의 빵
5패사의 마하트마 간디
성자 혹은 꽃의 걸식도
맨발의 인도인과의 대화

2장
까마귀
화장
모래 폭풍
죽음의 신
헛소동
힌두
오리
솔개

후기
열구의 밑

 

출판사 서평

 

전존재로 삶의 진정성을 찾고자 시작한 천 일의 방랑
즉물적 시선과 사유, 압도적 리얼리티로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이 된 후지와라 신야의 원점이자 대표작

“나는 걸었다. 세계는 좋았다.”

시대를 뛰어넘어 여행서의 전설이 된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방랑>은 존재의 열병을 앓던 한 청년이 모든 것을 버리고 간 인도에서 뜨거운 삶과 하나 되어 영혼으로 써내려간 천 일의 ‘기록’이다.
작가이자 사진가, 사상가, 평론가로 활약하는 후지와라 신야는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는,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표현자 중 한 사람이다. 1969년부터 1972년까지 삼 년간의 인도 여행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출간 직후 많은 젊은이들의 발길을 세상 밖으로 이끌었고, 4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쇄를 거듭하며 그 생명력을 입증하고 있다.
1960년대 말, 스물네 살의 청년 후지와라는 고도성장이라는 괴물에 사로잡혀 죽음조차 관리되어가는 사회 시스템이 주는 폐색감을 떨치고 삶의 진정성을 묻고자 인도로 떠났다. 청년은 떠나기 전 가진 모든 것을 처분하고 어떠한 속박도 환상도 정보도 없이 방랑길에 올랐고, 그랬기에 그는 더없이 자유로웠고, 위태로웠다. 그의 여행을 “들쥐처럼 허상을 좇아 몰려드는” 가벼운 여행에 견주는 것은 온당치 않다. 그는 어정쩡한 기분으로 회사에 가고, 학교에 다니고,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음악을 하는 현대 젊은이의 기만을 대물리는 게 두려워 발길을 재촉했다. 그러나 그런 자신도 결국은 돌아갈 곳이 있는 여행자였기에, 저 황량한 땅 위에서 행위를 표현과 결부시키려 한 스스로에 대해 쓴 굴욕감을 맛보아야 했다고 고백한다.

“여행은 무언의 바이블이었다. 자연은 도덕이었다. 침묵은 나를 사로잡았다.”

삶과 죽음이 그대로 흡수되는 땅 인도에서 그는 바이블로서의 여행, 도덕으로서의 자연, 침묵의 힘을 배웠다. 그리고 인도의 풍경은 그에게 빛과 어둠, 흐름과 멈춤, 탄생과 소멸, 혼돈, 그리고 이 우주의 무수한 ‘허(虛)’의 순간과 공간을 가르쳤다. 한 번도 카메라를 잡아보지 않았던 그는 특이하게도 시력이 약한 왼쪽 눈으로 황량한 지상, 인간 의지의 흔적마저 지워버리는 듯한 땅덩어리 위의 네거티브 세상을 포착했고, 그 어둡고 거칠고 투박한 사진 속 세상은 흔들리고 불안하고 어둡지만, 고요하고 영원하고, 데일 것같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인간의 의지를 철저히 거부하는 가공할 저 인도의 ‘풍경’과 ‘공기’ 속으로 완전히 녹아들어가는 순간을 경험할 때까지 그 땅 위를 걷고 또 걷고, 인파 속으로 섞여들고 또 섞여들었다. 카시미르에서 푸시카르를 거쳐 남부의 첸나이로, 마이소르로, 길 위에서 길어낸 저자의 아름다운 언어는 침묵에 버금가는 강렬함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걸을 때마다 나 자신과 내가 배워온 세계의 허위가 보였다.”

열구의 밑, 황무지에서 비인간적인 자연의 도덕을 본받아 살아가는 사람들, 세상에 내던져진 그대로 풍경의 일부로 살아가는 사람들, 우주의 신비와 삶의 부조리를 종교의 씨앗으로 길러내는 땅에서 태어나 지극히 건강하고 온전하게 살아가는 그 사람들 앞에 서면, 우리는 세계의 변방에서 배운 문명의 미의식이 얼마나 허술한지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어떤 준비를 했느냐는 질문에 저자는 “버리기. 그리고 준비하지 않기”였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나서 보니 정작 꼭 필요한 건 ‘칫솔’뿐이었다고 말한다.
전존재로 삶의 진정성을 찾기 위해 천일을 방랑한 어느 지독한 여행자의 기록 『인도방랑』의 한 줄 한 줄에는 젊은 가슴에 뜨거운 ‘열’을 채워 넣고자 희구한 한 청년의 이야기가 한 편의 서사시처럼 펼쳐진다. 그 기록은 그 어떤 아름다운 시보다도 더 큰 울림과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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