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톨스토이의 만년 문학을 대표하는 걸작 중단편들!
2010년 톨스토이 사망 100주년을 기념하는 「톨스토이 문학전집」 시리즈 아홉 번째 『중단편선 4』. 권위 있는 러시아어 원전을 바탕으로, 원서가 지닌 문체와 느낌을 충실히 반영한 전집이다. 이 책에는 톨스토이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써내려간 역작 중단편들이 담겨 있다. 1902년에서 1910년 사이에 발표한 것들로, 악을 멀리하고 선을 갈망하는 작가의 신념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악에 대한 무저항주의, 세속적으로 변한 러시아 정교에 대한 비판, 비인간적인 사형제도에 관한 고발, 형제애로 대변되는 휴머니즘 등의 사상이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었다.
저자 소개
저자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는 남러시아 툴라 근처에 있는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명문 백작가의 사남으로 태어났으나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카잔대학에서 3년 동안 공부한 후 대학교육에 실망을 느껴 영지로 돌아가 농민생활 개선에 힘썼으나 실패하고, 잠시 방탕한 생활을 하기도 했던 톨스토이는 1851년 3월 「어제 이야기」를 썼으나 미완성으로 남겼다. 이해에 사관후보생으로 입대했으며 이듬해 《소브레멘니크》에 「소년 시절」을 발표하면서 전역하기까지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였다. 1862년 34세 때 궁정의사의 딸인 18세의 소피야 안드레예브나 베르스와 결혼, 교육잡지를 발간하기도 하면서 문학에 전념하여 불후의 명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였으며 이어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의 역작을 남겼다. 그러나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할 무렵부터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무상함으로 심한 정신적 갈등을 겪는다. 1910년 10월 28일 가족들 몰래 가출하여 11월 7일 라잔 우랄 철도의 작은 간이역 아스타포보(현 톨스토이역) 역장 관사에서 숨을 거두었다. 임종 때 아내를 보기를 거부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왜 사람들은……”이었다.
출판사 서평
『중단편선 Ⅳ』는 톨스토이 사망 100주년을 기념하여 권위 있는 러시아어 원전을 바탕으로 원서가 지닌 문체와 느낌을 충실히 반영하고자 기획, 발간 중인 톨스토이 문학전집의 아홉 번째 작품이다. 이번 중단편선에 실린 작품들은 모두 1902년에서 1910년 사이에 발표한 것들로, 사망하기 직전까지 만년의 톨스토이가 생의 마지막 불꽃을 밝히며 써내려간 역작들이다. 중단편선에는 소설에서부터 희곡, 일기에서 발췌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식의 작품들이 실려 있다. 분량 또한 아주 짧은 엽편소설에 해당하는 「늑대」에서부터 중편소설인 「하지 무라트」에 이르기까지 제각각이다. 하지만 모든 작품들에는 하나같이 악에 대한 무저항주의, 세속적으로 변해버린 러시아 정교에 대한 비판, 비인간적인 사형제도에 관한 고발, 형제애로 대변되는 휴머니즘 등 톨스토이즘이라 불리는 그의 사상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
「위조 쿠폰」 같은 작품에는 인과의 고리에 의해 악이 되풀이되면서 점점 더 증폭되어 가다가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포용함으로써 선의 길로 나아가는 모습 등이 서사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그의 후기 작품세계에서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중편소설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하지 무라트」의 경우, 아름답고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부질없는 인간의 욕망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의 초기 대표작인 「습격-어느 지원병의 이야기」, 「산림 벌채」, 「카자크인들」 등에서 보이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주제가 「하지 무라트」에 와서는 문학적으로 보다 완성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강인하고 생명력 넘치는 엉겅퀴꽃으로 대변되는 주인공 하지 무라트의 비극적 생애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이 작품은 「무엇 때문에?」와 더불어 휴머니스트로서의 톨스토이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 특히 작품의 배경이 되는 무대가 카프카스와 체첸 지방이라는 점에서 근래에까지 분쟁과 내전을 벌여왔던 체첸 사태 등을 생각해볼 때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밖에도 사형수나 사형집행관 모두 한 사람이며, 다 같은 형제라는 시각에서 사형제도 반대를 주장하는 「아시리아 왕 아사르카돈」, 국가 권력의 폭압적인 형태를 비판한 「시골의 노래」 「시골에서 보낸 사흘」, 만년에 채식주의자로 거듭났던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늑대」, 민중 계몽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지배층의 도덕적 갱생을 촉구한 「고마운 땅-일기로부터」에 이르기까지 톨스토이가 전 생애를 통해 추구해왔던 자신의 철학과 사상, 예술 세계의 완성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영혼의 변증법을 매개로 선을 전도하고 사회적 모순을 고발했던
위대한 작가가 남긴 만년의 역작 중단편 모음집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세계적인 사상가이며 철학가이기도 한 톨스토이가 만년에 쓴 이 작품들에는 생애 전반에 걸쳐 대작가가 추구해왔던 작품세계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톨스토이가 1910년에 충격적인 가출을 감행하고 한 지방 역사에서 숨을 거둔 것을 생각하면 그전, 10년간의 기간 동안 쓰인 이 작품들은 톨스토이의 유작과 다름이 없다. 특히 「위조 쿠폰」 같은 경우는 톨스토이 사후 발표된 작품이다.
이번 중단편선에 실린 작품들은 그 내용이나 주제 면에서 다양하지만, 작품의 성격에 따라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과 그 속에서 다양한 욕망을 표출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대비시켜 자연스러운 것과 인위적인 것, 자연과 인간, 자연과 역사, 전쟁과 평화 등에 대해 숙고하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하지 무라트」, 「딸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로, 전 인류는 하나의 형제라는 기독교적인 사랑과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작품들로 「무도회가 끝난 후」, 「위조 쿠폰」, 「가난한 사람들」, 「어린 시절의 힘」 등이 이에 속한다. 마지막 흐름은 「신적인 것, 인간적인 것」에서 이른바 ‘골초 국가’라고 표현한, 위악적이고 위압적인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과 민중의식의 계몽을 주장하는 작품들이다. 시골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시골의 노래」, 「시골에서 보낸 사흘」을 비롯해서 「무엇 때문에?」, 「길손과 농부」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사실상 톨스토이가 이 모든 다양한 작품들에서 추구하는 것은 어떻게 악을 소멸시키고 선을 구현하는가, 어떻게 악의 악순환을 끊고 선의 선순환을 이룰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번 중단편선에서도 톨스토이 작품만이 지닌 문체와 서사적 힘은 여전하다. 흔히 그의 후기 작품들은 지나치게 자기주장이 강하거나 설득적이어서 소설로서의 미적 가치가 덜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선에 실린 중단편들을 보면 그러한 지적이 잘못된 편견임을 알 수 있다. 아름다운 풍경 묘사와 이야기의 서사성, 인물의 섬세한 심리 묘사 등이 돋보일 뿐만 아니라, 여러 문학적 기법들(오버랩, 대조, 반복, 낯설게 하기)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번 작품선을 통해서 왜 톨스토이가 한 세기를 넘어 오늘날까지 회자되는지, 왜 그가 사후 백 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대작가 중 한 명으로 추앙받는지, 그리고 그러한 평가가 왜 정당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