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다니는 큰길에서 주택가로 접어드는 길모퉁이에 우리 동네 붕어빵 가게가 있습니다. 틀에서 똑같이 구워져 나오는 붕어빵. 그 가게에서 파는 붕어빵은 유별나게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평범한 붕어빵입니다. 가격은 천 원에 세 개, 한 개에 삼백 원! 정말 이상한 붕어빵 아저씨 맞죠? 하나씩 붕어빵 세 개를 팔면, 붕어빵 아저씨는 백 원을 손해 보게 되는데, 붕어빵 아저씨는 왜 이렇게 붕어빵을 팔까요?
‘엉터리’ 편지를 전한 집배원의 따뜻한 속이야기를 통해 훈훈한 정과 인간애를 전한 그림책 『엉터리 집배원』의 장세현 작가가 이번에는 포근한 붕어빵 냄새를 풍기며 찾아왔습니다. 소박한 붕어빵 하나에 누구보다 값지고 커다란 마음을 담아 파는 우리 동네 붕어빵 아저씨 이야기를 들어 봐요. 팥 앙금이 듬뿍 든 것 말고는 특별할 것 없는 붕어빵이지만 붕어빵 아저씨만큼은 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고, 어리숙해 보이면서도 어리석지는 않고, 이상해 보이면서도 절대 이상하지 않거든요.
글ㆍ그림| 장세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시집 『거리에서 부르는 사랑 노래』로 등단한 이래 계간지 《시인과 사회》 편집위원, 시사 월간지 《사회평론 길》의 기자로 활동했다. 그림에 관심이 많아 『세상 모든 화가들의 그림 이야기』, 『한눈에 반한 미술관』 시리즈, 『옛 그림 읽어 주는 아빠』 등 미술과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집필했다. 취미 삼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20년이 넘다 보니 자연스레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이중섭의 담배 은박지 그림에 착안하여 ‘호일 은지화’라는 독창적인 미술 기법을 개발하고, 현재는 ‘어울림 그림마당’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에퉤퉤! 똥된장 이야기』 『엉터리 집배원』 『호랑이를 죽이는 방법』 『울보 청개구리』 등이 있다.
“엄마, 붕어빵 값이 이상해!”
우리 동네 붕어빵 아저씨는 정말 이상해요!
풀빵 가운데 하나로,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파는 손바닥만 한 붕어빵! 붕어빵은 한겨울의 상징과도 같은 국민 간식이자, 추억과 따뜻함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붕어 모양으로 노릇노릇 고소하게 구워진 빵 그리고 그 속에 가득 들어 있는 달콤한 팥 앙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붕어빵을 호호 불어 먹으면 한겨울 추위쯤은 잠시 잊게 되지요. 이름 난 빵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 없이 접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요즘 길거리에서는 예전처럼 붕어빵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요즘 아이들은 ‘풀빵’이라는 이름은 정말이지 낯설겠지요. 세월에 따라 조금씩 잊혀 가며 추억이 되는 작은 사연은 그림책으로 탄생하기도 합니다. ‘엉터리’ 편지를 전한 집배원의 따뜻한 속이야기를 통해 훈훈한 정과 인간애를 전한 그림책 『엉터리 집배원』의 장세현 작가가 이번에는 동네마다 있는 붕어빵 아저씨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 이제 한번 상상해 봐요. 버스가 다니는 큰길에서 주택가로 접어드는 길모퉁이에 우리 동네 붕어빵 가게가 있습니다. 벌써 저만치에서부터 고소한 빵 냄새가 납니다. 틀에서 똑같이 구워져 나오는 붕어빵. 그 가게에서 파는 붕어빵은 유별나게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평범한 붕어빵입니다. 가격은 천 원에 세 개. 가격도 착한데, 인심도 후한 가게입니다. 얼마나 덤을 잘 챙겨 주는지 이천 원 어치는 덤으로 하나 더, 삼천 원 어치를 사면 두 개 더 받을 수 있지요. 그럼, 인심 좋은 가게라서 붕어빵 아저씨를 이상하다고 하는 거냐고요? 인심이 좋아도 너무 좋아서 탈이에요. 정말 이상한 건, 붕어빵이 한 개에 삼백 원이라는 사실이지요. 하나씩 붕어빵 세 개를 팔면, 붕어빵 아저씨는 백 원을 손해 보게 됩니다. 붕어빵 아저씨는 왜 손해를 보면서 붕어빵을 팔까요? 하나에 사백 원에 팔아도 되는데 말이에요. 혹시 셈을 할 줄 모르는 아저씨일까요?
붕어빵에 따뜻한 마음을 담아 파는
우리 동네 붕어빵 아저씨
포근한 붕어빵 냄새를 풍기며 찾아온 『이상한 붕어빵 아저씨』는 어디에선가 한 번쯤 들어 봤음직한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장세현 작가의 손에서 사람 냄새 나는 그림책으로 재탄생했지요. 고소한 간식, 소박한 붕어빵 하나에 누구보다 값지고 커다란 마음을 담아 파는 붕어빵 아저씨가 여기 있습니다.
붕어빵 아저씨는 도깨비와 얽힌 사연이 깊습니다. “예끼! 요즘 같은 때 도깨비 타령은.” 붕어빵에 갑자기 무슨 도깨비 이야기냐고요? 붕어빵 아저씨와 도깨비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으려면 지금보다 춥고, 더 배고팠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던 그때 그 시절, 어느 겨울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해 그 겨울, 마을 경로당에 밤마다 도깨비가 나타난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돕니다. 밤마다 경로당에 들어가 쌀과 김치를 훔쳐 먹고는 설거지까지 깨끗이 해 놓고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는데……. 이게 도깨비가 아니면 도대체 누구겠어요? 동네 한 구석에 숨어든 도깨비와 동네 길모퉁이에서 손해를 보며 붕어빵을 파는 어수룩한 붕어빵 아저씨는 겉보기에는 전혀 비슷한 점이 없어 보이지요. 하지만 어쩌면 붕어빵 아저씨는 그해 겨울, 도깨비로 동네에 나타났을지도 모를 일이에요.
『이상한 붕어빵 아저씨』에는 서로 아무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도깨비 이야기와 붕어빵 아저씨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집니다. 그 속에는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는 옛이야기 같으면서도 어딘가에 꼭 일어났으면 싶어지는 인간미 물씬 풍기는 정겨운 사연이 있습니다. 『이상한 붕어빵 아저씨』는 따뜻한 추억에 20년이 넘게 붓과 펜을 함께 들어 온 장세현 작가의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그림이 만나 정겹고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인심 좋고 넉넉한 붕어빵 아저씨 이야기를 들어 봐요. 팥 앙금이 듬뿍 든 것 말고는 특별할 것 없는 붕어빵이지만 붕어빵 아저씨만큼은 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고, 어리숙해 보이면서도 어리석지는 않고, 이상해 보이면서도 절대 이상하지 않거든요.
붕어빵을 하나에 삼백 원, 세 개에 천 원씩 팔고 있는 이 이상한 붕어빵 아저씨는 ‘붕어빵’이라는 이름의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을 팔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가난하고 오갈 데 없어 경로당에 숨어들었던 도깨비 청년이 우리 동네 붕어빵 아저씨로 돌아온 『이상한 붕어빵 아저씨』는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온정의 손길은 건네는 것만큼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또 다른 이와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이지요. 도움 받았던 일을 잊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누는 일, 그건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다 큰 나눔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좀 더 따뜻해질는지도 모릅니다. 갓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붕어빵을 품에 안았을 때 느껴지는 온기만큼 말입니다.
시리즈 소개
<물구나무 세상보기> 시리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나, 우리 집, 우리 가족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웃, 지역사회, 나라, 지구촌까지 넓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요. 렌즈에 따라 카메라 너머로 보이는 세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새로운 시각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고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줍니다. <물구나무 세상보기>는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자의식과 논리력이 발달하며 감정 또한 점차 성숙해지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책을 읽고 열린 마음으로 책 속 세상을 자신의 관점으로 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우리 작가들의 풍부한 감성이 담긴 이야기와 빼어난 삽화로 작품을 구성했습니다. <물구나무 세상보기> 시리즈는 물구나무를 서며 노는 듯이 쉽게 보다 넓은 시각과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