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시 읽는 기쁨> 시리즈는 시는 즐기는 것이지 따지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저자의 시론에 따라 시와 다정다감한 해설을 함께 엮은 책이다. 1편에서 "시는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는데 주력했다면, 이번에 나온 2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를 통한 '우리 시대 깊이 읽기'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2년 동안 지은이가 찾아낸 스물 다섯 편의 시와 특유의 친절한 설명을 함께 담았다. 수록된 시인만 살펴봐도 김춘수, 홍윤숙 등 원로에서부터 김혜순, 이수명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와 경향이 두루 망라되어 풍성하다.
<시 읽는 기쁨>, <시 읽는 기쁨 2>에 이어 출간된 시리즈의 마지막 편, <시 읽는 기쁨 3>은 이성복, 김기택, 이원, 정재학, 유형진 등 마흔여섯 시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시에 대한 애정과 진솔한 단상들로 가득한 저자의 해설은 3편에 이르러 한층 내적이고 서정적인 차림으로 단장했다.
1편과 2편이 시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시를 알고 좋아하도록 만든 과정이었다면, 3편은 완성된 교향곡처럼 풍성한 시 차림으로 독자로 하여금 맘껏 시를 골라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정효구 교수는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시와 시 속에 깃든 시인의 마음풍경을 나지막이 들려준다.
저자 소개
저자: 정효구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며 문학평론가이다. 시와시학상과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존재의 전환을 위하여』(1987) 이후 『불교시학의 발견과 모색』(2018)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평론집과 학술서를 출간하였다. 『마당 이야기』(2008),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2010), 『다르마의 축복』(2018), 『바다에 관한 115장의 명상』(2019)에 이어 다섯 번째 명상 에세이집 『파라미타의 행복』(2021)을 간행했다.
출판사 서평
깊이 있고 다감한 시 해설로 많이 이들에게 ‘시 읽는 기쁨’을 전파한 정효구 교수가 독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그 마지막 편인 『시 읽는 기쁨 3』을 펴냈다.
시 대중화의 디딤돌이 된 『시 읽는 기쁨』 『시 읽는 기쁨 2』를 잇는 『시 읽는 기쁨 3』에는 이성복·김기택·이원·정재학·유형진 등 마흔여섯 시인의 작품이 켜켜이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좋은 책에서는 야생의 향기가 난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을 늘 가슴에 품고, 야생인 채로 자신의 몸을 통과한 말들만을 고르고자 노력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시에 대한 애정과 진솔한 단상들로 가득한 저자의 해설과 시의 만남은 3편에 이르러 한층 더 내적이고 서정적인 차림으로 단장했다. 저자는 3편의 테마를 인간의 근원적 처소이자 고향인 ‘우주’와 ‘자연’으로 삼고, 이 속에서 지속되는 ‘인간의 삶’을 포착한 작품들을 골라 소개한다. 그리고 그 우주사와 자연사, 인간사가 깃든 시 읽기를 통해 우리의 마음자리를 가꾸고 보듬으며 살아가자고 말한다.
46편에 달하는 시들이 보여주는 시세계는 순수하고, 자유롭고, 엉뚱하고, 기발하다. 채송화 핀 뜰에서 비둘기똥 ‘헌사’에 고양이수염 ‘주석’이 달린 소인국 이야기책을 읽는 시인, 은행나무가 쓴 자서전의 의미를 캐기 위해 그 나무가 마련해준 노란 벤치에서 몇날 며칠을 고민한다는 시인, 백여 평쯤 되는 하늘을 사들여 등기를 하고 취득세까지 물었다는 시인, 산골마을에서 지휘봉을 들고 밤하늘에 뿌려진 별들의 소리를 조율하는 시인. 그들의 무구한 시심과 무진한 시상은 우리를 중력이 미치지 않는 저 어딘가로 띄워 올려주는 것만 같다. 또한 큰 길, 빠른 길, 넓은 길 찾기에만 연연하는 우리에게 잠시 쉬어갈 한적한 오솔길을 안내해주는 듯하다.
▶ “생계의 운율” 담은 진솔한 우리 시 46편
수십 년 동안 오롯이 우리 시를 찾아 읽고 연구해온 문학평론가 정효구 교수가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시 읽는 기쁨 3』을 펴냈다. 1편과 2편이 시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시를 알고 좋아하도록 만든 과정이었다면, 3편은 완성된 교향곡처럼 풍성한 시 차림으로 독자로 하여금 맘껏 시를 골라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저자는 3편의 테마를 우주와 자연, 그리고 이 속에서 지속되는 인간의 삶으로 잡고, 인간사의 여유 없는 레일을 벗어나 하늘과 땅으로 자신의 존재를 넓히며 살아보자고 말한다. 시의 결을 따라 우주의 공간으로 안내된 우리는 마치 헐렁한 옷을 입은 듯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전편들에서 보여주었듯, 독자들과 눈높이를 나란히 한 자리에서 이러한 시와 시 속에 깃든 시인의 마음풍경을 나지막이 들려준다.
‘계란 한 판에 삼천 원’을 외치는 계란장수의 호객소리에서 생계의 운율과 여백의 미를 발견하고 감탄하는 시인(고영민), 상징계의 이단아 배추머리 소년과 운동장의 염소를 빌려 국어선생을 달팽이, 당나귀라 놀리며 딱딱한 상징과 질서를 벗어던지라고 외치는 시인(함기석), 맑고 푸르고 높은 하늘의 뭉게구름을 보며 연신 “햐!”를 외치는 아이 같은 시인(나태주), 산골마을에서 밤하늘의 별들과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며 살아가는 시인(정일근), 인간사의 슬픔을 무한과 우주사에 기대어 넘어서려고 하는 시인(최승자).
인류의 시원이자 회귀의 장소인 우주와 자연의 이야기들, 그리고 스쳐가듯 흘려보았던 일상 속에 숨은 “생계의 운율”을 포착한 수록 시도 감동적이지만, 그것을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킨 시인들의 시심은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 그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시와 삶은 진실에 끈을 대고 이어진다”는 저자의 말처럼 시 속에 삶의 진실이 그대로 녹아 있어서일 것이다.
저자는 서두르거나 다그치는 일 없이, 현학과 수사로 고개를 젓게 만드는 일 또한 없이, 행간에 숨은 시의 뜻을 차근차근 일러주고, 함께 그 맛을 느껴보자며 다정하게 어깨를 걸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