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김지원 소설 선집』은 1권《폭설》, 2권《바닷가의 피크닉》, 3권《물이 물속으로 흐르듯》으로 구성된 세트집이다. 소통의 부재와 존재의 결핍 속에서 부유하는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시공간을 초월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각 권마다 초기·중기·후기의 중단편을 고르게 수록해, 한 권을 보더라도 작품 세계의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저자 소개
저자 김지원(1942~2013)은 경기도 덕소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63년《여원》에 단편소설「늪 주변」이 당선되었으며, 1975년 단편소설「사랑의 기쁨」과 「어떤 시작」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폭설』(1979),『겨울나무 사이』(1986),『알마덴』(1988),『돌아온 날개』(1993),『꽃철에 보내는 팩스』(2002) 등이 있고, 중편소설『잠과 꿈』(1987), 연작소설『물이 물속으로 흐르듯』(1991), 자매소설집『먼 집 먼 바다』(1977),『집?그 여자는 거기에 없다』(1996), 장편소설『모래시계』(1986),『꽃을 든 남자』(1989),『소금의 시간』(1996),『낭만의 집』(1998),『물빛 물소리』(2005) 등이 있다. 1997년 중편소설「사랑의 예감」으로 제2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1999년 마이클 뉴튼의『영혼들의 여행』을 공저로 번역했고, 2009년 아버지 김동환의 장편 서사시 [국경의 밤]을 각색해 동명의 시극(詩劇) 극본으로 발표했다. 2013년 1월 30일 향년 71세의 나이로 뉴욕 맨해튼에서 타계했다.
출판사 서평
김지원 작가 타계 1주기 추모 특별 보급판!
맑고 투명한 감수성과 존재의 심연을 뒤흔드는 통찰,
여성의 삶과 정체성을 향한 끝없는 집념
김지원의 40년 문학 인생의 총체, 『김지원 소설 선집』출간!
고(故) 김지원 작가는 맑고 섬세한 감수성과 아름답지만 절제된 문체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해온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지원 작가는 미국이라는 나라뿐만 아니라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세계에서 타자이자 이방인이었던 여성으로서의 삶과 정체성을 탐구했으며, 남녀 관계를 통해 인간관계의 본질을 파고드는 집념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사랑의 기쁨」 부터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사랑의 예감」까지, 사랑과 화해와 공존은 그의 작품 전체를 꿰뚫는 주제입니다. 그리고 이 주제는 소통의 부재와 존재의 결핍 속에서 부유하는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시공간을 초월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김지원 소설 선집』은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김지원의 40여 년에 걸친 문학 세계를 재조명하고 보전하기 위해 기획했습니다. 본 선집에는 첫 소설 「늪 주변」, 등단작 「사랑의 기쁨」(1975년)부터 제21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랑의 예감」(1997)까지, 김지원의 중단편 소설 가운데 문학적 가치와 의의가 높은 작품들을 엄선하고 총망라했습니다.
『김지원 소설 선집』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작가의 선집이나 전집에서 작품을 연대순으로 수록하는 틀에서 벗어나, 각 권마다 초기?중기?후기의 중단편을 고르게 수록해, 한 권을 보더라도 작품 세계의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1권 『폭설』에 실린 두 편의 중편소설은 김지원 소설 작품이 지닌 고유한 문학 세계를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해줍니다. 여자 주인공 못지않게 남성 인물에 대한 집중적인 탐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다른 김지원 소설과 차별되는 특징입니다. 김지원의 단편소설에서 남녀관계를 다루면서도 주로 여성 화자 중심으로 기술되는 것과 달리 남성의 입장에서 사랑과 인생, 자유와 도덕관념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습니다. 두 작품은 모두 남자는 여자로부터, 여자는 남자로부터 자아를 확인하는 상대적 관계를 통해 인간관계의 원형으로서 남녀관계를 파헤치고 있습니다. 김지원 작가가 천착해온 남녀관계를 통한 인간관계의 본질과 사랑의 허구성이라는 주제를 제대로 음미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2권『바닷가의 피크닉』에는 기존 김지원 소설과 비교해볼 때 좀 더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다룬 소설들이 담겨 있습니다. 첫 등단작인「늪 주변」은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사랑의 허구성과 존재의 허무라는 주제 의식의 발아를 엿보게 합니다.「돌아온 날개」는 아버지 김동환의 시를 전면적으로 인용해 설화를 독창적으로 변형, 재창조한 리믹스 소설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편적 진리를 탐구하고자 한 이 소설은 김지원의 작품 세계의 내연과 외연이 확장되는 과정의 한 측면을 보여줍니다. 젊은 남녀의 사랑이 아닌 인생의 종착점에 다다른 노년의 사랑을 바라본「바닷가의 피크닉」, 「내 노래가 꽃이면」도 김지원 소설의 새로운 면모를 엿보게 합니다.「잊혀진 전쟁」은 육이오전쟁이 휩쓸고 간 뒤 남은 상실감과 아픔을 그리고 있어, 개인적 아픔을 역사적?사회적 문제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2권에 채색된 오색영롱한 작품들을 통해 김지원 문학의 숨어 있는 결을 발견하고, 그 무한정한 폭과 깊이를 재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3권 『물이 물속으로 흐르듯』에는 김지원 작가의 [현대문학] 등단작인 「사랑의 기쁨」, 「어떤 시작」부터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사랑의 예감」까지, 작품 세계의 변화를 통시적으로 고찰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사랑의 예감」은 故 김지원 작가가 생전에 직접 수정한 원고로 새롭게 수록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미국으로 이민을 간 국외자로서의 삶의 애환을 그녀만의 독특한 감수성과 필치로 그려내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습니다. 김지원 문학을 ‘이민문학’의 범주로만 특징지을 수는 없지만, 그녀의 작품들이 낯선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음은 중요한 사실입니다. ‘이민문학’이라는 특수한 성격을 지닌 김지원 문학은 보편적 공감과 예술적 승화를 이끌어내며 한국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본 선집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작가의 선집이나 전집에서 작품을 연대순으로 수록하는 틀에서 벗어나, 각 권마다 초기?중기?후기 의 중단편을 고르게 수록해, 한 권을 보더라도 작품 세계의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입니다. 개별 작품의 발표 연도는 책의 말미에 넣은 작가 연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1권에는 초기 중편 소설 두 편을 싣는 대신, 그의 인생과 문학 세계를 보다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30여 점의 작가 사진을 넣어 화보로 구성했습니다. 모든 사진은 김지원 작가의 동생이자 소설가인 김채원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특별히 김채원 작가가 직접 설명을 달아 마치 독자들로 하여금 작가의 인생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것처럼 친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갖게 해줍니다. 장편 서사시의 개척자이자 한국전쟁 당시 납북된 시인 파인 김동환과 소설가 최정희 사이에 장녀로 태어난 김지원은 어린 시절부터 그의 집을 자주 드나들던 문화 예술인들과 예술적 교감을 나눴습니다. 이러한 독특한 성장 배경을 가진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수십 년간 지냈던 미국에서의 이민 생활까지, 당시 사회적?문화적 배경은 물론 김지원 작가 개인의 삶을 보다 폭넓고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각 권에는 김지원 작품의 문학적 의의와 가치를 동시대적 관점에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국내 최고의 권위 있는 문학평론가(1권 권영민, 2권 황도경, 3권 이남호)의 해설을 실었습니다. 각 작품 해설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작품마다 쌓인 더께를 하나씩 털어내고, 선명하고 참신한 숨을 공들여 불어넣어 줍니다. 또한, 역사주의와 거대 서사라는 그늘에 가려져온 그녀의 작품들에 새로운 활기와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지원 작가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문우(文友)들의 글을 수록했습니다. 생전에 김지원과 친밀히 교류하며 문학적 영감과 우정을 나누었던 소설가 이제하, 소설가 서영은, 시인 문정희의 글이 그것입니다. 또한, 1권에 실린 작가 화보에는 두 아들의 추모글도 삽입했습니다. 그 자신에 대한 어떠한 정의도 원치 않았던 김지원에 대해 첫째 아들 조인현은 “엄마는 그녀에 대한 훌륭한 정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들의 추모글은 문단이라는 한정된 범주에서 벗어나 김지원 작가의 인간적 면모를 두 아들의 회고를 통한 생생한 육성으로 엿볼 수 있어 이번 선집을 보다 의미 깊고 이색적으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김지원 문학 선집』에서는 김지원 작가 타계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그를 사랑하고 아끼는 문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자리를 빛냈습니다. 표지는 소설가이자 문인들의 캐리커처로 유명한 이제하가 디자인했습니다. 표지에는 김지원 작가에 대한 각별하고 애정 어린 마음이 담겨 있으며, 김지원 작품 고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감수성이 묻어납니다. 표지 그림은 1권 이제하, 2권 김승옥(소설가), 3권 김영태(시인, 무용평론가)의 작품을 사용했는데, 1권은 김지원의 캐리커처, 2권은 소설가 김승옥이 보낸 편지, 3권은 시인이자 무용평론가인 김영태가 단편「한밤 나그네」를 읽고 보낸 편지 및 그림을 넣어 각 권의 분위기와 개성을 잘 살렸을 뿐만 아니라 완성도와 멋스러움을 더했습니다. 특유의 문학적 감수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선집의 표지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단순히 책 표지 이상으로 마치 또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즐거움을 줄 것입니다.
아울러 『김지원 문학 선집』은 고(故) 김지원 작가의 타계 1주기를 맞아 그의 문학에 담긴 뜻을 더 많은 독자들과 나누기를 바라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특별 보급판으로 제작되었으며, 출간 후 1년 동안은 보급가로 판매될 예정인 이 책의 보도 협조를 의뢰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