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늑대가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었어요. 그때 먹음직스러운 간식 냄새가 솔솔 풍겨 오자 참지 못한 늑대가 껑충 뛰어올랐어요! “조심해, 늑대야! 늑대가 나타났어!” 하지만 저 늑대를 자세히 한번 봐요. 머리에는 리본을 묶고 목걸이까지 차고 있잖아요! 이렇게 곱게 단장한 늑대를 본 적이 있나요? 녀석은 늑대일까요, 아니면 개일까요?
현실과 상상을 절묘하게 조합해 터무니없지만 웃을 수밖에 없는 독창적인 이야기로 그림책의 묘미를 전하는 프랑스의 작가 앙드레 부샤르가 새로운 작품을 선보입니다. 배고픔에 못 이긴 늑대가 마음씨 좋은 할머니네 집에서 진짜 모습을 감추고 ‘멍멍이’라고 불리며 생활하게 됩니다. 라퐁텐의 우화 속 양의 탈을 뒤집어쓰고 양치기가 된 늑대처럼 편하게 살아 보려고 말이지요. 두 얼굴의 늑대는 사람이 주는 간식을 받아먹을 수도, 간식을 주는 손을 물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늑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마지막 장면에 앙드레 부샤르 특유의 흥미진진하고 유쾌한 반전이 기다립니다!
글ㆍ그림| 앙드레 부샤르
1958년에 태어나 2002년부터 어린이 책을 쓰고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광고업계에서 일했고, 현재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파리에서 언론 매체와 출판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 폴리 당크르 상(Prix Folies d’encre)을 수상한 『사자는 사료를 먹지 않아』는 5개 국어로 번역되었으며, 세계적으로 4만 부가 판매되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어느 날 아침, 닭이 짖었다』 『우리 어린 시절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 『오백 원짜리 왕관』 『아빠 어렸을 적엔 공룡이 살았단다』 등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는 『거짓말쟁이』 『엄마 가방은 괴물이야』 『드르렁 드르렁, 아빠는 왜 코를 골지?』 등이 있습니다.
옮김| 이정주
서울여자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방송과 출판 분야에서 전문 번역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프랑스 책들을 직접 찾아 소개하기도 합니다. 옮긴 책으로는 『엄마를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 『아빠 어렸을 적엔 공룡이 살았단다』 『사자는 사료를 먹지 않아』 『드르렁 드르렁, 아빠는 왜 코를 골지?』 『마티유의 까만색 세상』 『선생님은 세 번 울었다』 『엄마가 늦게 오는 날』 『엄마 아빠 때문에 힘들어!』 『마주 보면 무섭지 않아』 『아빠를 보내는 일주일』 『마르셀에게 이가 생겼어요!』 『여동생 클럽』 등이 있습니다.
조심해, 늑대야! 늑대가 나타났어!
상상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환상적인 일상, 현실과 상상을 절묘하게 조합해 터무니없지만 웃을 수밖에 없는 독창적인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는 프랑스 작가, 앙드레 부샤르가 새로운 작품 『늑대는 간식을 먹지 않아』를 선보입니다. 프랑스의 유력 시사 주간지 <르포엥(Le Point)>에 정기적으로 삽화를 그리고 있는 앙드레 부샤르는 “글과 그림의 조화란 바로 이런 것”을 보여 주는 그림책 작가로 유명합니다. 글은 그림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림은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묘사하는 그의 그림책은 익살스러운 이야기만큼이나 장난기 가득하고 유쾌합니다.
전작인 『사자는 사료를 먹지 않아』에서 앙드레 부샤르는 절대 길들일 수 없는 맹수이자 포식자인 ‘사자’를 커다란 고양이처럼 생각하며 도심 속 사람들 틈에서 키우게 된 클레망스의 이야기, 그 속에 숨어 있는 끔찍하기까지 한 반전의 묘미로 충격까지 안겨 주었습니다. 이번 주인공도 사자만큼 사나운 맹수인 ‘늑대’입니다. 사자가 사료를 먹지 않는 것처럼 늑대도 간식은 거들떠도 보지 않겠지요. 하지만 늑대는 개의 조상이라고들 하는 만큼, 사자와는 상황이 다를지도 모릅니다. 『늑대는 간식을 먹지 않아』의 늑대에게는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개가 떠돌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굶었는지 앙상하게 비쩍 마른 개는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저녁이 되어 요리하는 냄새가 배고픈 개의 코끝을 찔렀습니다. 개는 참을 수 없어서, 똑똑!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는 집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다행히 집에는 마음씨 좋은 할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집주인 할머니는 개에게 음식도 내어 주고, 따뜻한 잠자리까지 봐 주었습니다. 그리고 개에게 ‘멍멍이’라는 친근한 이름도 붙여 주고 함께 살기로 합니다.
그런데 개에게는 커다란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할머니에게는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되는 무시무시한 비밀이죠. 그건 바로, 할머니 집에 온 개가 사실은 늑대라는 거예요! “조심해, 늑대야! 늑대가 나타났어!” 하고 소리치고 싶겠지만 참아야 해요. 할머니가 이 사실을 알면 소리 지르며 도망가고, 그러면 이야기가 끝나 버리고 말 테니까요. 자, 이제 진짜 모습을 감추고 할머니 집에서 애완견처럼, 반려견처럼 생활하게 된 늑대. 두 얼굴의 늑대의 꿈같은 나날이 시작됩니다.
인간의 영원한 친구 vs 야생의 잔혹한 맹수
늑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늑대’ 하면 황야를 달리는 고독한 무리를 떠올리기도, 할머니를 통째로 집어삼키는 동화 속 무시무시한 모습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늑대는 간식을 먹지 않아』는 라퐁텐의 우화가 앙드레 부샤르를 만나 익살스러운 풍자와 재치가 가득 담긴 그림책으로 탄생했습니다.
라퐁텐 우화 중 「늑대와 개」에 등장하는 잔뜩 굶주린 늑대는 잘 먹어 털에 윤기가 나는 배부른 개를 보고 부러워합니다. 늑대도 신세 좋은 개처럼 편히 살고 싶어서 개와 함께 살기로 하지요. 하지만 개의 목에 난 상처를 본 뒤, 늑대는 미련 없이 떠나고 맙니다. 목줄로 구속되어 살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자유롭게 야생을 누비는 늑대! 그런가 하면 「양치기가 된 늑대」에서 늑대는 양을 편하게 잡아먹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고안합니다. 양가죽을 뒤집어쓰고 양치기 행세를 한 것이지요. 하지만 자신의 본모습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늑대는 진짜 양치기에게 잡혀 혼쭐이 납니다.
『늑대는 간식을 먹지 않아』로 돌아가, 비쩍 말라 굶주림에 시달리던 늑대는 자유를 포기하고 문을 두드리지요. 마침내 늑대는 할머니의 집 소파를 차지하고 누워 흐뭇하게 꿈꿉니다. 어떤 늑대도 결코 누리지 못했을 편안하고 안락한 미래를 말입니다. 마치 양치기가 된 늑대처럼 먹잇감을 사냥할 필요 없이 할머니만 잘 구슬리면 앞으로는 제때 맛있는 음식이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올 테니까요.
음흉한 꿈을 품었지만, 늑대는 제 꾀에 제가 넘어가고 맙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진짜 양치기’ 할머니에게 길들여졌으니까요. 시작은 ‘멍멍이’라고 불리는 걸 아무렇지도 않아 하면서부터예요. 눈앞의 그릇에 자존심을 팔아치운 늑대는 목욕에 미용, 악기 연주, 미술관 관람, 산책에 티타임까지! 할머니가 주는 음식을 받아먹기 위해 늑대는 못 할 일이 없습니다. 그러면 솜씨 좋은 할머니는 맛있는 소고기를 상으로 주고요. 머리에는 리본을 달고, 목줄까지 찬 늑대는 그야말로 할머니에게 길들여진 것이지요. 그런데 늑대를 길들인 할머니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늑대는 다시 굶주린 채 길에 나앉게 됩니다. 이 순간, 배고픔에 지친 늑대의 눈앞에 간식을 잔뜩 싸서 나들이 온 아이들이 있습니다. 자, 이제 늑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마지막 장면에 앙드레 부샤르 특유의 흥미진진하고 유쾌한 반전이 기다립니다! 『늑대는 간식을 먹지 않아』는 자유를 포기하고 사람이 주는 간식을 받아먹게 된 늑대를 재치 있게 표현하고 있지만, 늑대가 살던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거리까지 오게 된 데에 어떤 이유가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어쨌거나, 늑대는 이렇게 개가 되었는지도 몰라요.
시리즈 소개
<재잘재잘 세계 그림책> 시리즈
하루가 갈수록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지구촌, 점차 우리는 피부색과 종교, 언어, 사상이 다른 낯선 사회를 접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역사를 품고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여러 사회문제가 벌어지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이렇게 서로 다른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세상이 있습니다. 상상 속 세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그림책의 세계입니다. 그림책의 세계에서는 낯선 이야기도, 낯익은 이야기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집니다. <재잘재잘 세계 그림책> 시리즈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익살스럽고 독특한 발상으로 펼쳐진 상상의 나래를 한데 모아 엮었습니다. 우리와는 조금 다르지만 정답 없는 상상력이 창의적으로 펼쳐진 이야기들이 무엇 하나 목소리 높이지 않고, 작고 고운 새의 지저귐처럼 재잘재잘 우리에게 용기와 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재잘재잘 세계 그림책> 시리즈를 통해 어른과 아이, 나와 너의 구분 없이 모두가 하나 되는 또 다른 상상의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