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기다릴게
운명에 맞서는,
그 위태롭고 아름다운 영혼의 성장기
운명에 맞서는,
그 위태롭고 아름다운 영혼의 성장기
엄마는 손을 놓았고,
형은 도망쳤다.
그리고 지금 내겐
아버지에게 맞아 생긴 상처와 3달러 84센트,
한 가지 비밀뿐.
똑. 똑. 똑.
하지만 나는 다시 집으로 향하는 문을 두드린다.
길 위의 소년, 자신의 세상과 만나다!
『엄마를 기다릴게』는 인도계 미국인 작가 스와티 아바스티의 데뷔 장편소설이다. 아버지의 폭력으로 얼룩진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한 열여섯 살 소년의 사투를 친근하면서도 시적인 문체,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설정과 입체감 있는 캐릭터로 그려낸 이 작품은 출간 당시 “강렬하지만 눈물을 짜내지 않는 데뷔작”(<퍼블리셔스 위클리>), “놀라울 만큼 현실적이면서도 강력하게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전미 도서상 수상작가, 피트 호프먼)는 찬사와 함께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가정폭력이라는 다소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위트 있는 에피소드와 따뜻하고 사려 깊은 시선으로 풀어내 청소년과 부모, 양 세대의 독자에게 모두 호소할 수 있었다. 덕분에 ‘어린이와 청소년 블로거 선정 문학상’, ‘부모 선정 도서 은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미네소타주 예술진흥위원회 선정 추천도서’로도 선정됐다.
제이스 위더스푼은 더 이상 아버지의 학대를 참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와 형, 크리스천이 살고 있는 앨버커키의 아파트로 무작정 찾아간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폭력의 타성에 젖어버린 엄마. 열여섯 살의 나이로 감당하기 힘든 끔직한 학대와 가족의 균열 속에서 제이스의 정체성은 뿌리째 흔들린다. 집을 나온 제이스가 찾아갈 곳이라곤 오 년 동안 연락 한 번 없었던 형뿐이다. 형이 문을 열어줄까? 제이스는 심장이 뛴다.
● 지은이 : 스와티 아바스티 ( swati avasti )
다섯 살에 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초원의 집』을 읽은 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에밀리 브론테, 하퍼 리를 비롯한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탐독하면서 작가적 소양을 키웠다. 시카고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여 취미였던 글쓰기를 학문적으로 파고들었다.
스와티 아바스티의 데뷔작인 『엄마를 기다릴게』는 아버지의 폭력으로 얼룩진 과거를 극복하면서 성장해나가는 열여섯 살 소년의 이야기로, 가정폭력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친근하면서도 시적인 문체, 따뜻하고 사려 깊은 시선으로 풀어내 청소년과 부모, 양 세대의 독자에게 모두 호소할 수 있었다. 덕분에 ‘어린이와 청소년 블로거 선정 문학상’, ‘부모 선정 도서 은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미네소타주 예술진흥위원회 선정 추천도서’로도 선정됐다.
현재 미국 미네소타주 햄린 대학에서 창작 글쓰기 수업의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자녀 둘, 반려견 둘, 그리고 (둘의 몫을 하는) 남편과 살고 있다.
● 옮긴이 : 신선해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편집기획자로 일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원저자의 의도를 살리면서 한국 독자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번역을 추구한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블레이드(1~4)』 『오, 마이 걸』 『오빠 손을 잡아』 『시어도어 분(1, 2)』 등 청소년 소설뿐 아니라 『신비한 소년 44호』 『모텔 라이프』 『지옥의 문』 『죽음의 춤』 『사랑의 행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with artwork by 쿠사마 야요이)』 『스타워즈 노블 시리즈: 제다이의 귀환』 등 성인소설과 다수의 실용서까지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번역했다.
엄마를 기다릴게・009
감사의 글・437
세상 모두가 나를 ‘나쁜 놈’이라고 손가락질해도,
내 꿈은 그녀에게만은 ‘괜찮은 놈’이 되는 것!
제이스는 몇 평 남짓한 형의 작은 아파트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새로운 학교에 다니고,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하고, 새로운 여자친구도 사귀려고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시카고에 두고 온 것들을 잊을 수 없다. 여전히 ‘남편’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하지 못한 엄마, 그리고 제이스의 비밀을 간직한 전 여자친구. 하지만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에 형제가 있는 앨버커키로 오겠다는 엄마의 연락을 받고, 제이스는 칠면조 요리를 연습하며 엄마가 올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기대에 차 있던 제이스에게 갑작스럽게 체포 영장이 날라 온다. 제이스를 고소한 이는 다름 아닌 제이스의 전 여자친구, 로런. 외모도 성격도 아버지를 빼닮은 제이스는 아버지의 유전자를 너무 많이 물려받은 것일까. 제이스는 시카고를 떠나오기 전, 사랑하는 로런에게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는 아버지와 같은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다. 제이스는 자신 안에 아버지의 폭력성이 잉태한 괴물이 있음을 깨닫고, ‘폭력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는 운명의 그늘에서 몸서리치게 괴로워한다. 당당했던 로런마저 한순간 의존적이고 무기력한 엄마의 모습을 닮아가자, 제이스는 자신의 불운한 운명에 맞서야 한다는 의지로 빛나기 시작한다.
나는 달린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박자에 맞춰 주문을 외워본다.
“엄마는 온다. 엄마는 반드시 온다.”
제이스는 폭력의 위험 속에 자기를 버려두고 혼자 달아나버린 형이 원망스러운 한편,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자신을 필사적으로 보호해줬던 형의 따뜻한 품이 그립기만 하다. 온 가족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학대의 가해자, 아버지를 혐오하지만, 절대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가족을 이끄는 힘 있는 아버지에게 가끔은 기대고 싶다. 아버지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무기력한 엄마가 밉지만, 엄마의 빈자리가 허전하기 때문인지 습관처럼 체스 판의 ‘퀸’을 훔치고, 늘 ‘센’ 여자에게 매력을 느낀다. 『엄마를 기다릴게』는 가정폭력 당사자들이 겪는 가족 구성원에 대한 양가적이고 분열적인 감정을 보여줌으로써, 가정폭력이라는 문제가 피와 정을 나누었다는 감정적인 이유, 가해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사실을 통찰력 있게 풀어냈다. 또한 생애 처음으로 겪는 관계의 균열과 사랑의 복잡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 모두 겪어야 하는 성장통의 면면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너무 이른 나이에 맞닥뜨린 비극 앞에서 무너질 법도 하지만 제이스는 새로운 사랑과 대학 진학, 아늑한 안식처를 꿈꾸면서 오늘도 어김없이 길 위를 달린다. 계속 달리다보면 언젠가 ‘진짜’ 집이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곁에 형이 있기에 제이스는 외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