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의 삶과
불굴의 민족혼으로 시대를 떠받들어온 조선 백성의 삶을 재조명하다!
전남도청 홈페이지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
『천강에 비친 달』, 『인연 1, 2』 등 불교적 사유가 배어 있는 글쓰기로 오랜 기간 소설과 명상적 산문을 발표해온 작가 정찬주가 이번에는 이순신에 관한 대하역사소설을 펴냈다. 이미 소설이나 영화 등 임진왜란을 무대로 하고, 이순신 장군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많다. 임진왜란은 그만큼 역사적으로 특별한 시기였고, 이순신은 그 안에서 빛나는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정찬주 작가가 그려낸 이순신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완전무결한 ‘영웅 이순신’이 아닌, 백성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인간 이순신’이다. 충청도 아산 사투리로 이야기하고, 용맹함 이면의 두려움을 드러내고, 결정 앞에서 고민하고 망설이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또한 작가는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몸을 사리지 않고 분연히 일어섰던 백성에 주목한다. 이순신을 이순신이게 한 당시의 선비, 장수, 승려, 천민 들의 의기와 충절을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도 소설은 당시의 시대로 돌아가 군사 문화, 의식주 문화, 여러 지방의 사투리, 풍속 등을 가늠케 할 수 있는 풍부한 이야기들을 펼치고 있다. 작가는 10여 년의 치밀한 취재와 철저한 고증으로 역사적 사실에 소설적 상상력을 더하고 있으며, 소설은 국난을 극복하고야마는 불굴의 민족혼과 오늘을 사는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참모습인 정체성을 밝히고 있다.
2016년 4월 28일은 이순신 탄신 471주년으로, 이 소설은 전남도청 홈페이지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이며, 작가는 독자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이순신이 1591년 전라 좌수사로 부임해 1598년 노량 해전에서 최후를 맞기까지 인간 이순신의 삶과 임진왜란 7년 전쟁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나는 신격화된 이순신이 아니라 백성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충청도 아산 사투리로 말하는 인간 이순신을 그려낼 것이다. 임금과 대신들은 부끄럽게도 의주로 도망쳤지만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았던 당시 백성들의 분투를 복원해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헌정하는 소설이 되게 하고 싶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정찬주
195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불교적 사유가 배어 있는 글쓰기로 오랜 기간 소설과 명상적 산문을 발표해왔다. 법정 스님은 저자를 재가제자로 받아들여 ‘세속에 있되 물들지 말라’는 뜻으로 무염無染이란 법명을 내렸다. 현재 전남 화순 쌍봉사 옆 이불재耳佛齋에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 장편소설 『천강에 비친 달』, 『인연 1, 2』, 『조선에서 온 붉은 승려』, 『다산의 사랑』, 『소설 무소유』, 『산은 산 물은 물』, 『다불』, 『만행』, 『대백제왕』, 『야반삼경에 촛불춤을 추어라』, 산문집 『부처님 8대 인연 이야기』, 『암자로 가는 길』, 『자기를 속이지 말라』, 『선방 가는 길』, 『돈황 가는 길』, 『나를 찾는 붓다 기행』, 『정찬주의 다인기행』, 『뜰 앞의 잣나무』, 『불국기행』 그리고 어른을 위한 동화 『눈부처』 등이 있다. 1996년 행원문학상, 2010년 동국문학상, 2011년 화쟁문화대상을 수상했다.
작가의 말 5
가을 태풍 11
점고 26
손죽도 1 42
손죽도 2 59
화살 74
임진년 첫날 90
철쇄와 활쏘기 대회 105
승설차 120
심야정담 135
청매 152
흥양 순시 167
향수병 185
의승 수군 200
한양 길 246
금의환향 263
숨바꼭질 278
거북선 함포 사격 293
왜군 침략 310
‘영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
“지는 지댈 디 읎는 백성덜의 신하가 되구 싶구먼유.”
지금까지 이순신은 신중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에, 두려움 없는 용맹함과 뛰어난 전술로 왜군을 막아낸 무적의 영웅으로만 알려져왔다. 어머니를 모시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남몰래 눈물을 훔치고, 지위고하를 떠나 동료들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성품을 지녔으며, 군사를 책임진 장군으로서 고뇌하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은 그 뒤에 가려져 있었다. 정찬주 작가가 그려낸 『이순신의 7년』에서는 그동안 ‘영웅 이순신’이라는 신화적인 타이틀에 가려져 있던 그의 인간적인 뒷모습을 재현해내고 있다. 용맹함 이면의 두려움, 결단을 내리기까지의 고민과 망설임,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진두지휘하는 모습 속에 가려진 유약함 등 한 인간으로서의 입체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이순신의 이러한 모습은 충청도 아산 사투리에 묻어나면서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인물로 되살아난다. 등장인물들이 맛깔난 사투리로 이야기한다는 점은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만하다. 충청도 아산 사투리로 이야기하는 이순신, 전라도 사투리로 이야기하는 이순신 휘하 남도의 장수들, 그 지방의 토박이말을 쓰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발표되었던 많은 역사소설에서 이순신은 표준말을 사용했다. 그러나 서울 건천동에서 태어나 팔 세부터 삼십이 세로 무과에 급제할 때까지 충청도 아산에서 살았던 이순신이 표준말을 쓰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사람은 언어라는 틀 안에서 생각하고, 언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게다가 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그 당시의 문화 및 생활상을 반영한다. 사투리로 말하는 이순신을 그려냈다는 것은 인물의 진짜 모습, 진짜 생각을 꾸밈없이 표현해내겠다는 정찬주 작가의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영웅 이순신’이라는 눈부신 광휘에 가려져온 ‘진짜 이순신’을 재현해내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시대를 지탱해온 조선 백성의 삶
“바람이 강할수록 파도는 더욱 살아난다.”
『이순신의 7년』은 임진왜란이라는 전쟁 한복판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전운을 감지하고 병사들과 함께 전쟁에 차곡차곡 대비하는 이순신을 먼저 만나게 된다. 이야기의 절정만을 향해 치닫는 다른 소설과의 차이점이다.
이순신은 지인에게 ‘호남이 없다면 국가가 없소이다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단언했다고 한다. 이 말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분연히 일어섰던 백성들이 없었다면 위기를 극복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이며, 『이순신의 7년』에서는 이 점에 주목하여 이순신이라는 영웅을 있게 한 선비, 장수, 승려, 천민 들의 의기와 충절을 이야기한다. 그중에는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도 있지만 의로운 마음만으로 일어나 싸운 의병, 백성들의 목숨을 지키고자 책임을 다했던 관군, 목탁 대신 칼을 들었던 의승 수군, 전쟁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삶을 개척해나간 민초 등 이름 없이 제몫을 살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정찬주 작가는 법정 스님, 성철 스님, 다산 정약용과 같이 고승이나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소설로 다뤄 호평을 받아온 작가로, 16년 전 서울에서 남도 땅으로 낙향한 뒤 곳곳에서 임진왜란 때 분연히 일어섰던 백성들의 충절과 애환을 마주하면서, 안타까움과 사명감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인간 이순신의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시대를 떠받들어온 조선 백성의 삶을 재조명하고, 알게 모르게 우리 머릿속에 자리한 패배주의 식민사관을 극복하고자, 위기 속에서도 결코 꺾이지 않는 우리 민족의 혼과 기백을 소설 속에서 되살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고 안타까운 사실이 하나 있다. 남도 백성들의 역할이 정당하게 대접받고 있지 않다는 현실이다. 의병장들은 물론이고, 관군과 의병장들에게 목숨을 맡겼던 민초들의 절절한 사연도 역사 뒤편에 묻히어진 느낌이다. 목탁 대신 칼을 들었던 화엄사, 흥국사 승려들로 구성된 의승 수군義僧水軍의 호국 의식이나, 대부분이 남도 출신인 이순신 휘하 장수들의 피 끓는 충정에 대한 이야기도 인색할 뿐이다. 성웅 이순신이라는 눈부신 광휘光輝로 말미암아 그들의 진면이 퇴색해버린 것은 아닐까.” _작가의 말 중에서
10여 년의 취재와 철저한 고증!
역사적 사실에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더욱 풍부해진 이야기
『이순신의 7년』은 작가가 직접 발로 현장을 누비고, 역사서는 물론 문중의 족보까지 샅샅이 뒤져가며 기나긴 준비 과정을 거쳐 탄생한 소설이다. 치밀한 취재와 철저한 고증으로 현장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두드러지는데, 군 체계 및 병사들이 사용하는 무기나 장비들, 적의 조총과 활 공격을 막으면서 동시에 화포를 쏠 수 있는 돌격용 전선인 거북선 건조 과정, 물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전술 변화, 조정 대신들의 당파 싸움 및 다른 나라와의 역학관계 등 전쟁과 관련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닭장떡국, 퉁퉁장, 서대회 무침, 갓김치, 고들빼기, 벌떡게장 등 각 지역의 음식 문화 및 풍속마저 아우르고 있다. 특히 음식은 단순히 먹을거리가 아니라 그 시대의 인물들이 나고 자란 땅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 땅을 지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실적인 묘사는 방대한 역사적 지식이 뒷받침되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으며, 읽는 이들에게 마치 그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한다.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에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더욱 풍부해진 이야기들은 소설로서의 재미를 증폭시키고 있는데, 그것은 작가로서의 주제 의식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 풍부한 상상력이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히 엮여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