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와 오즈보다 매혹적인 세계,
앨리스와 도로시보다 영리하고 용감한 캐릭터,
재미와 깊이를 동시에 갖춘 현대 고전의 탄생
“캐서린 M. 밸런트는 지금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쇼를 절대 놓치지 말라!” _타임 매거진
섹슈얼리티의 영역을 확장시킨 공으로 수여하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어워드, 미소픽 판타지 어워드 등을 수상했고 세계 판타지 문학상에 노미네이트되면서 판타지 작가로 입지를 굳힌 캐서린 M. 밸런트는 2009년 인터넷에 페어리랜드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셉템버와 마녀의 스푼(The Girl Who Circumnavigated Fairyland In a Ship Of Her Own Making)’을 무료로 공개했다. 이 작품을 읽은 닐 게이먼, 코리 닥터로 등 유명 판타지 작가들이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입소문을 내면서 페어리랜드 시리즈는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같은 해인 2009년, 네뷸러 상의 청소년문학 부문인 앙드레 노튼 상을 수상하면서 ‘출간하기도 전에 주요 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작품’으로 기록된다. 이미 맥밀란 칠드런과의 판권 계약도 끝난 상태였다. 캐서린 M. 밸런트의 에이전트는 웹 소설이던 이 작품을 경매에 내놓았고, 맥밀란 출판사의 임프린트, FEIWEL AND FRIENDS의 편집장 리즈 슬라블라가 익히 그 명성을 알고 있던 바 이 작품을 주저 없이 선택한다.
이 작품은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동화 일러스트레이터 아나 후안의 일러스트를 더해 2011년에 마침내 종이책으로 출간된다. 웹 소설로 시작된 페어리랜드 시리즈는 세계적인 출판사와의 판권 계약, 앙드레 노튼 상 수상,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라는 신화를 차례로 만들어냈다. 이에 <타임>은 페어리랜드 시리즈와 캐서린 M. 밸런트가 이룩하고 있는 신화에 주목하며, 페어리랜드 시리즈를 ‘금세기에 출간된 최고의 판타지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지은이: 캐서린 M. 밸런트Catherynne M. Valente
1979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와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고대 그리스 언어학에 중점을 둔 고전학을 공부했다. 2004년에 첫 장편소설 『미로』를 발표했고, 검은 눈꺼풀을 가진 소녀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그려낸 『소녀와 비밀의 책』(2006)으로 2007년 세계 판타지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휴고 상, 네뷸러 상 등 유수의 판타지 문학상에 이름을 올리며 판타지 소설 작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현재 미국 메인주의 작은 섬에 살고 있다.
2009년에 웹 소설로 발표되어 인기를 모은 페어리랜드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페어리랜드 1: 셉템버와 마녀의 스푼』은 2011년에 아나 후안의 일러스트를 더해 종이책으로 출간됐다. 이 작품은 2009년에 네뷸러 상의 청소년문학 부문인 앙드레 노튼 상을 수상함으로써 출간되기도 전에 주요 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작품으로 기록됐다. 웹 소설로 시작된 페어리랜드 시리즈는 하루아침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캐서린 M. 밸런트는 고전과 신화에 바탕을 두면서도 그녀만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서사 스타일로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세계를 그려낸다. 페어리랜드에는 어딘지 모르게 비딱하며 이상하게 생기고 불행한 이들이 유쾌하고 떠들썩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며 공존하고 있다.
일러스트: 아나 후안Ana Juan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동화 일러스트레이터. 첫 번째 그림책 『프리다』가 미국도서관협회의 주목할 만한 책과 미국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밤을 먹는 요정』으로 2005년 에즈라 잭 키츠 뉴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김승욱
성균관 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시립대학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스토너』, 『푸줏간 소년』, 『시간 밖으로』, 『로맨틱 버킷리스트』, 『풀이 있는 여름별장』, 『사형집행인의 딸』 등이 있다.
1장 페어리랜드와 그 안에 속한 모든 왕국들의 여왕 ◆ 13
2장 그리핀만큼 멋지지 않은 것 ◆ 41
3장 알현 ◆ 64
4장 과거와 미래 클럽 ◆ 82
막간 이야기 - 자매끼리 비밀을 만들면 안 된다 ◆ 104
5장 심술궂은 더비 ◆ 110
6장 파란 암탉 섬에서 온 남자 ◆ 131
7장 모든 것에는 심장이 있다 ◆ 145
8장 그리니치 표준시 ◆ 156
9장 나는 벌한다, 너는 벌한다, 그/그녀는 벌한다 ◆ 174
막간 이야기 - 아브라카다브라 ◆ 187
10장 멈킵 산호초로 ◆ 193
11장 문신을 한 펭귄 ◆ 212
12장 새터데이들 ◆ 239
13장 엘 경감과 심장 납치 사건 ◆ 268
14장 들쥐세계를 통한 우회 ◆ 280
막간 이야기 - 모래시계 황무지 ◆ 294
15장 용감한 자와 미친 자 ◆ 297
16장 내 손 안의 트롤 하나는 덤불 속의 트롤 둘과 같다 ◆ 323
17장 실용적인 소녀 ◆ 342
18장 바보들의 도시 ◆ 360
19장 경고 안 해주는 소녀 ◆ 371
20장 페어리랜드의 심장 ◆ 385
21장 죽음이 차를 마시러 오다 ◆ 404
22장 변화의 바람 ◆ 408
23장 표범을 타고 퇴장 ◆ 421
환상적인 시리즈의 그보다 더 놀라운 완벽한 엔딩!
위대한 대도서관, 바다 밑, 웜의 나라를 누비며 펼치는
심술궂고 짜릿한 최후의 경주가 시작된다
1권에서 마녀의 스푼을 찾아 금지된 비밀의 숲으로 들어갔던 셉템버는 2권에서 지하세계로 내려가 지하세계의 여왕이 되어 있는 자신의 그림자와 만난다. 페어리랜드의 지상세계와 지하세계를 넘나들며 독재 정치의 억압과 폭력, 그리고 혼돈의 무정부주의로부터 페어리랜드의 주민들을 구해낸 셉템버는 3권에서 자동차 아루스투크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페어리랜드의 천상세계로 향한다. 그리고 4권에 이르러, 셉템버는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리고, 트롤 소년이 인간 소년으로 바뀌는 신비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며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그려냈다. 페어리랜드 시리즈의 완결편인 5권에서는 여왕이 된 셉템버가 권좌를 지키기 위해 페어리랜드의 심장을 찾아 경주를 벌인다.
5권은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사랑스럽고 개성 넘치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아기자기하고 진기한 설정과 상상을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그려진다. 여기에 대단원의 마무리답게 보다 대담한 전개와 깊어진 주제의식이 더해지면서, 시리즈의 완결편을 기다려온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손색없는 엔딩을 선보이며 이 시리즈를 판타지 문학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왕이 된 셉템버, 페어리랜드의 심장을 찾아라!
“누구보다 영리하고, 누구보다 운이 좋고, 누구보다 무모하고,
누구보다 변덕스러운 사람이 경주의 우승자가 될 것이다.” _ 112쪽
왕관의 선택으로 여왕이 된 셉템버는 궁전 홀의 취임식에 와 있다. 잃어버린 것을 회복시켜준다는 도도새의 알 마법으로 옛날 왕들과 여왕들이 부활하여 저마다 왕좌에 합법적인 소유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결국 사흘 뒤 페어리랜드의 심장을 찾는 경주를 통해 새로운 통치자를 선출하기로 결정한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여왕이 되어 얼떨결에 경주에 참가하게 된 셈이지만, 이내 셉템버는 가장 빠른 자가 이기는 일반 경주와 달리 까다롭고 심술궂은 규칙들로 이루어진 이 경주에서 꼭 승리하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인다. 그리고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 친구들, 바다 요정 새터데이와 책을 좋아하는 비룡 엘, 깨물기가 특기인 전투 웜뱃 나팔총이 동참하기로 한다.
그들이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가장 크고 가장 넓고 가장 깊고 가장 오래된 ‘위대한 대도서관’이다. 설사 도서관에 페어리랜드의 심장이 없다 해도, 어딘가에 관련 기록이 있을 거라고 확신한 일행은 영혼을 갉아먹고 존재의 연속성을 파괴하는 책곰들에게 공격을 당한다. 천신만고 끝에 당도한 다음 행선지는 세터데이의 고향인 바닷속. 심해 잠수구를 타고 찾아간 바다 밑바닥에서 셉템버는 무시무시하게 많은 숫자의 문어 암살자들을 만나 목숨을 위협받는다. 이후 그들의 적수인 마담 타나퀼, 후작과 맵 여왕, 그래츨링 구어드본 골드마우스, 허시나우 노인과의 위태롭고 짜릿한 결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나팔총의 발가락이 잘리고 새터데이가 기억을 잃어버리는 등 예상치 못한 난관이 닥친다. 하지만 두려움이 커질수록 서로에 대한 믿음과 용기 또한 자라나는 셉템버와 친구들은 “훔치지 않기, 발로 밟지 않기,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기, 무서운 주문을 걸지 않기”가 도저히 불가능한 이 폭군들에게 페어리랜드를 빼앗길 수 없다. 셉템버는 과연 여왕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성미 고약하고 걸핏하면 화를 내던 아이,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는 힘과 방법에 눈뜨다
“이건 내가 해야 하는 일이야. 여왕이 그런 거니까.
여왕은 스스로를 구해야 해.” _ 264쪽
렌치와 마녀의 스푼과 주의 깊은 원피스와 에메랄드색 재킷, 자동차 아루스투크와 메리제인 신발까지……. 한때 자신의 것이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물건들. 셉템버는 그것들을 고스란히 되찾아야만 자신이 온전한 모습이 될 거라고 믿는다. 항상 자기다움에 대해 고민하는 셉템버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여성이다. 열두 살에 초록 바람을 만나 페어리랜드에 오게 된 것도 자신의 선택에 의해 가능한 일이었으며, 이후 그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겪으면서 강인한 캐릭터로 변모해왔다. 그리고 5권에서 “성미 고약하고 걸핏하면 화를 내는 아이” 셉템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기회이자 그만큼의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자리인 왕좌에 앉게 되면서, 인생에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분별하고 이를 지켜내는 힘과 방법에 눈뜨게 된다.
처음 셉템버는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부여된 권좌에 거부감을 갖지만, 점차 폭군들로부터 페어리랜드를 보호하고 그들이 군림하기 전 자유롭고 아름다웠던 세계로 되돌려놓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 모래시계가 다하면 셉템버는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이제 그녀는 요정세계의 친구들과 인간세계에 있는 가족들 모두와 페어리랜드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꿈꾼다. 불가능해 보이는 소망일지라도 여왕이 되면 가능하리라 생각하면서.
권력의 속성 통해 자아를 성찰하는
지적이고 흥미진진한 판타지 소설
“당신이 세상을 지배하는 게 아니에요.
당신이 지배하는 건 당신 자신뿐이에요. _ 33쪽
세상에 존재하는 단어의 의미까지도 마음대로 바꾸려는 후작, 페어리랜드의 주민들이 전부 날개 달린 몸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강요한 허시나우, 잡아먹기 쉽도록 초식을 하는 모든 이에게 아침마다 궁전으로 나오라고 지시한 렉스 티라노사우루스, 무시무시한 주문을 걸어 자신이 권좌에 앉은 날을 계속 되풀이하게 하는 Q. 험드럼 씨 등 과거에 페어리랜드를 통치했던 부활한 옛 왕들과 여왕들의 모습은 폭압과 부정, 비리가 난무하는 우리 현실을 거울처럼 비춘다.
페어리랜드를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세계로 변질시켰음에도 “마치 감기에 걸리듯……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무책임한 항변은, 사사로운 욕망과 이기심이 언제든 권력을 독재와 폭력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통찰을 보여준다. 또한 그들 이후에 셉템버가 왕관을 지켜내는 것은, 여왕이란 자기가 원하는 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자아의 또 다른 이름임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진정한 권력은 바로 타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미덕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1분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심장처럼
영원히 계속되는 페어리랜드 이야기
“심장 : 생물의 몸에서 감정을 느끼고, 두려워하고,
뭔가를 원하고, 용기로 부풀어 오르는 부분.
중요한 것을 ‘문제의 핵심(heart)’이라고 한다.” _ 151쪽
셉템버는 페어리랜드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사랑해준 새터데이가 책곰에게 물린 이후로 기억을 전부 잃어버리자, 슬퍼하며 그동안의 일들을 그에게 들려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셉템버는 이 과정에서 페어리랜드의 심장이 무엇인지, 또 어디에 있는지 깨닫는다. 마침내 경주에서 승리를 거둔 셉템버는 후작과 마담 타나퀼의 공격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쓰러지지만 죽음을 맞은 것은 아니었다. 마치 이야기가 끝나더라도 그것이 가 닿은 이들의 심장 안에서는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가 무한히 반복되는 것처럼.
비룡인 엘이 위대한 대도서관에서 읽은 ‘심장’의 정의대로,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끊임없이 “감정을 느끼고, 두려워하고, 뭔가를 원하고, 용기로 부풀어 오르는” 경험을 하고 환상의 땅에 발을 내딛는다. 이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이 바로 페어리랜드이자 다채로운 존재들이 저마다의 이유와 의미로 공존하는 곳이며, 자아와 세상의 비밀에 관해 하나하나 질문하고 답을 찾도록 이끄는 세계인 것이다. 처음 자신을 인간세계에서 페어리랜드로 데려다준 초록 바람처럼 이제 셉템버는 열두 살 때 모습과 꼭 닮은 레베카라는 여자아이 앞에 서 있다. 셉템버처럼 “성미 고약하고 걸핏하면 화를 내는 아이”인 소녀를 페어리랜드로 데려가기 위해서 말이다. 레베카의 대답은 물론 ‘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