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내 얼굴

괴이하고[怪] 이상하고[力] 인륜을 어지럽히고[亂] 귀신같은[神]
괴력난신 공작소 세상을 향해 거는 강력한 주문,

“웃어라, 웃어라, 내 얼굴!”

  • 저자김종광
  • 출간일2018-12-05
  • 페이지344
  • 가격13,000원
  • 판형128*188mm
  • ISBN979-11-6026-120-2
  • 분야에세이 > 한국에세이
책 소개

 

위로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절묘해서 웃고, 깨져서 웃다

 

데뷔 20년차, 생계형 소설가

김종광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나날의 기록들

 

 

작가정신의 슬로북(slow book)’마음의 속도로 읽는 책으로, 자신의 속도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능동적인 삶의 방식이자 일상의 혁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에세이 시리즈다. 김종광의 웃어라, 내 얼굴슬로북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김종광은 웃는 모습이 예쁜소설가다. 여느 소설가들처럼 진지하고 고뇌하는 표정이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몸과 마음을 무장 해제시키는 환하디 환한 웃음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1998문학동네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첫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부터 모내기 블루스, 처음의 아해들』 『놀러 가자고요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된 요소는 풍자와 해학, 그리고 유머일 것이다. 김종광이 소설에서 그려온 웃음은 때론 능청스럽고 걸출한 입담으로, 서슬 시퍼런 아이러니로, 유쾌하고 짠한 페이소스로 끊임없이 변이해왔다.

작가의 말에서 밝힌 것처럼, 짧은 소설의 성격이 강했던 앞선 산문집과 비교해볼 때 진정한 의미의 첫 산문집이기도 하다는 웃어라, 내 얼굴은 그가 일평생 추구해온 웃음의 결정체이자 그 진면목을 확인하게 한다. 이 책은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는 소설가 김종광이 그동안 쓴 1500여 개의 산문 가운데 가려 뽑은 126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 그 이상, 소설의 원천과도 같은 가족이라는 존재와 관련된 일화들로, 사사롭지만 파란만장한 일상다반사를 다룬다. 2부는 공자의 괴력난신(怪力亂神)이라는 말에 비추어 사회의 구석구석을 예리하게 살핀다. 3부는 어버이의 날, 어린이날, 법의 날, 근로자의 날, 환경의 날 등 법정기념일에 관한 고찰이다. 4부는 읽고 쓰고 생각한 것들에 관한 기록으로, 당대를 살아가는 소설가로서 풍부한 단상들을 엿볼 수 있다.

김종광에 따르면 우리는 극심한 괴력난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괴력난신이란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존재나 현상을 가리키는데, 가장 기본적인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를 해봐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위대한 생활인들은 왜 제자리만 맴돌 뿐인지 분하고 서럽다. 총선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자들 중에서, 도둑이 될 가능성이 가장 적어 보이는 분에게 한 표를 주겠다고 다짐해야 할 정도다. 그럼에도 이성적 설명과 판단을 계속하여 괴력난신에 저항하는 것이 곧 사는 즐거움이 될 거라고 김종광은 믿는다. 공자가 괴력난신에 대해 말을 삼갔다는 것은, 괴력난신을 수수방관하자는 게 아니라 가능하면 줄여보자는 뜻이 아니겠는가, 하고.

웃어라, 내 얼굴은 스스로 생계형 소설가라 칭한 김종광이 괴력난신 공작소 같은 세상 속에서 영위해간 나날들에 대한 진솔한 기록이자, ‘천생 이야기꾼으로서의 작가적 소신과 세계관이 담겨 있다. 낙천과 천진을 오가는 맑은 성정(性情)을 지닌 작가가 들려주는 126편의 이야기는 웃음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어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안식을 되찾아줄 것이다

 

저자 소개

 

지은이 김종광

 

1971년 충남 보령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했다. 1998년 계간 문학동네여름호로 등단했다. 2000중앙일보신춘문예에 희곡 해로가가 당선되었다. 신동엽창작상과 제비꽃서민소설상을 받았다.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낙서문학사』 『처음의 아해들』 『놀러 가자고요, 중편소설 71년생 다인이』 『죽음의 한일전, 청소년소설 처음 연애』 『착한 대화』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장편소설 야살쟁이록』 『율려낙원국』 『군대 이야기』 『첫경험』 『왕자 이우』 『똥개 행진곡』 『별의별』 『조선통신사, 산문집 사람을 공부하고 너를 생각한다등이 있다.

 

차례

 

1부 가족에게 배우다

석탄박물관 11 바늘 13 단추 16 아낌없이 주는 나무 19

아이의 외박 22 열심 24 안경쟁이 26 등록금 28

숙제 30 참가상 32 형보다 나은 아우 34 36

마개 따기 38 퇴소식 40 계산 42 물가 상승 44

대출 세계관 46 왜 싸워? 48 컴퓨터 방출 50 예능 프로 52

깜찍이 54 배드민턴 56 큐빅 맞추기 58 불량 가게 60

변신 62 샤브샤브 64 열쇠 빌리기 66 동심이 된 것처럼 68

더불어 노는 재미 70 가시와 취미 72 어머니는 야담가 74

찜질방 76 바둑 가르치기 78 불안 속의 평균 80

참는다는 것 82 진짜 꿈 84 덜 미안해할게! 덜 고마워할게! 86

 

 

2부 괴력난신과 더불어

괴력난신 91 일하라고 가난한 겨 93 노가다와 삼계탕 97

수캐 99 도배값 101 바쁜 소년 103

넉넉했던 105 풀 구경 107 나쁜 기억 109

게임의 한계 111 실수와 자학 113 롤 모델 115

뒤풀이 풍경 117 승부의 관건 119 어떤 계획 121

사탕 123 우표 126 기억의 책을 넘기며 129

실수는 재미있다 133 스스로 반짝이는 별 137 소수의 힘 141

 

3부 무슨 날

부담스러운 날 145 삼일절 149 거짓의 날 151

투표 153 또다시 투표를 155 식목일 158

벌금 160 법의 날 162 법은 잘 모릅니다 164

근로자의 날 166 어린이날 168 어버이날 170

스승의 날 172 부부의 날 174 환경의 날 176

슬픈 태극기 178 주말 180 광복절 182

대이동 스트레스 184 우스운 날 186 체육의 날 188

학생독립운동기념일 190 농업인의 날 192 순국선열의 날 194

입시 날 풍경의 변화 196

 

4부 읽고 쓰고 생각하고

돼지띠 소설가의 새해 바람 203 그분은 해내셨다! 207 계륵 210

비릊다 212 헌책 사냥 217 싸대기 219 저널리즘 221

아쿠타가와상 223 칙칙한 세대 225 국방부 불온서적 227

진짜 돈키호테 229 독서와 글쓰기의 애증 231

후배 독서가들은 외롭지 않기를 233 독창성 237 지원금 239

생각 241 이야기 243 논술 245 기행문 247 하극상 실세 249

기억 저장 251 알파고에게 묻다 253 굶주림 255

위대한 독서 씨앗들에게 257 재미는 발견되는 것 259

책 놀이공원 261 책을 많이 읽으면 263

요즘 드라마는 누가 왜 볼까 265 부끄러움을 가르쳐주는 객지 274

껍데기는 가라읽기 276 나는 삼국지 가 재수 없다 278

옛이야기에 담긴 교육·수련·연대·협동 281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세상 286 이기적인 선생님! 291

죄와 벌 은 왜 그토록 읽혔을까? 296 낮잠 찬미 301

고전소설 전의 위대함 307 소설은 빈곤 탐구 중 313

소설 씨와의 인터뷰 319 독서하는 때가 가을이다 325

낙서를 해라! 329 소풍을 떠나자 333 웃어라, 내 얼굴 338

 

작가의 말 342

 

출판사 서평

 

지난 20년간 쓴 1500여 개의 산문 가운데

좋은 글이라고 우길(?) 작정인 글들만 골라 묶다!

 

웃어라, 내 얼굴20년차 소설가의 생활에 대한 탐구인 동시에, 그의 눈에 비친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위대한생활인들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자신은 생활인의 반열에 감히 낄 수 없고, 무늬만 전입인 백수 소설가라는 겸양의 말을 하는 김종광은 그 누구보다 생활인의 편에 서서, 생활인의 고충을 이해하고, 생활인의 보람과 기쁨을 응원하는 작가다. ‘김유정의 반어, 채만식의 풍자, 이문구의 능청스런 입담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는 그답게, 서민들의 삶을 포착하여 촌철살인의 유머와 감동을 선사하는 해학과 구수한 입담은 이번 산문집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생활밀착형글들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냐 <12>이냐를 두고 일곱 살짜리 아들이랑 채널 쟁탈전을 벌인다든가, 와인 마개 하나 따지 못한다고 아내와 대판 싸운다거나, 돕겠다고 나선 농사일에서 피 뽑으러 들어가서는 벼를 죄 밟아놓는 바람에 아버지 성질만 돋운다든가. 강 상경해 취직의 고배를 마시던 동생은 서울이 쉽지 않은 땅이라고 토로하면서 형이 유약한 성품에다가 직업이 소설가라 돈 벌 일은 없고 제 앞가림만 해도 천만다행인 상황이니, 나라도 좋은 데 취직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겠는데라는 장광설을 덧붙인다.

김종광의 글은 에둘러 말하는 법 없이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그래서 더 뭉클하게 와 닿는다. 읽고 쓰고 생각하기를 부단히 노력해온 사람이 가진 근면함과 내공이 배어 있어 곱씹어 읽을수록 깊이를 더한다.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일상사부터 시작해, 사회구조적 불합리에 대한 날선 비판, 역사·정치·교육·문화 전반의 통찰, 소설가로서의 직업적 사명까지 두루 아우른 글들은 생동하는 삶 한복판으로 우리를 이끈다. 무엇보다 그곳엔 김종광만이 구사하는 웃음기 어린 희로애락이 있다. 무비판적인 긍정의 웃음도, 안일한 희망의 성질을 지닌 웃음도 아니다. 자조적이지만 비관적이지 않고, 비판적이지만 위악적이지 않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털털한 웃음, 때때로 우리 자신을 비추는 솔직하고 담백한 웃음이기에 은근하게, 오래도록 마음을 잡아 붙든다.

 

 

“‘세상에 이런 일이천지다.

괴력난신의 파노라마다.

하기는 나부터가 이해할 수 없는 괴력난신 덩어리다.”

 

일찍이 공자는 괴이한 일[], 이상한 힘[], 인륜을 어지럽히는 일[], 귀신에 대한 일[]’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존재나 현상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김종광에 따르면 우리는 극심한 괴력난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를 시도해봐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먼저, 가난이다. 작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가난한 마을에서 자랐고 현재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모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동네, 문단에서 영위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도 가난하지만, 왜 그렇게 주변엔 온통 가난뱅이들뿐인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이 위대한 생활인들은 왜 가도 가도 제자리만 맴돌 뿐인지, 분하고 서럽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한다. 정치는 또 어떤가. 국회의원 총선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자들 중에서, 도둑이 될 가능성이 가장 적어 보이는 분에게 한 표를 주겠다고 다짐해야 할 정도다.

교육도 괴력난신의 영향 아래 자유롭지 않다. 청소년들은 책을 많이 읽으면 비판 정신이 발달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까지만 반강제로 책을 읽고 중·고등학교 때는 책을 가까이하지 못한다. 어린이는 미취학 아동 때부터 공부기계, 사교육 시장의 봉 같은 소비자로 살아야 할 운명에 놓인다.

그러나 이처럼 괴력난신이 벌어지는 세태 속에서도 이성적 설명과 판단을 부단히 계속하여, 괴력난신에 저항하는 것이 곧  사는 보람이자 즐거움이 될 거라고 김종광은 믿는다. 공자가 괴력난신에 대해 말씀을 삼갔다는 말인즉슨, 괴력난신을 수수방관하자는 게 아니라 가능하면 줄여볼 노력을 해보자는 뜻이 아니겠는가, 하고.

 

다짐 삼아 얼밋얼밋 그려진

웃는 내 얼굴 보고 주문을 읊어본다.

웃어라, 내 얼굴! 웃어라, 내 소설!”

 

웃음의 종류와 수효를 헤아리는 일이 곧 우리 삶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일임을 김종광 산문을 읽다 보면 절로 깨닫게 된다. 위로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절묘해서 웃고, 깨쳐서 웃는다. 기득권 체제에 경계와 감시를 늦추지 않는 호령하는 웃음도 있다. 그리고 그 웃음들이 다시 울음보다 더 강한 웃음기 머금은 소설로 화하기를 작가는 염원하고 있다. 불혹의 나이를 앞둔다 한들, 그 애증 어린 웃기는소설에 대한 미혹을 집어치우는 순간, 삶은 활력을 잃고 말 거라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김종광은 자기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도 삶이라는 거창한 무엇 이전에 그것을 이루는 하루하루, 나날의 생활들을 버티게 해줄 다짐 또는 주문을 읊어보길 권한다. “웃어라, 내 얼굴! 웃어라, 내 소설!”이라고. 소설을 위해, 아니 웃음을 위해 기꺼이 생의 미혹을 끌어안은 작가의 미소 어린 얼굴이 유난히 밝게 빛난다.

 

 

작가정신 에세이 시리즈

슬로북 (SLOW BOOK), 마음의 속도로 읽는 책

 

작가정신의 새로운 산문집 시리즈 슬로북은 백민석의 쿠바 여행 에세이 아바나의 시민들을 필두로 동시대와 호흡하는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슬로북은 속도지상주의 시대에 느려질 수 있음의 가능성을 누리면서,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내는 발상의 전환을 꾀할 것을 권한다. ‘빠름느림모두를 자유자재로 구가할 수 있는 과정, 그것이 책을 통해 느림을 향유하는 능동적인 진화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슬로북은 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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