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난 두나가 아빠와 동네 공원으로 산책을 갑니다. 두나와 아빠는 도란도란 이야기도 주고받고, 자연 속 다양한 사물과도 만납니다. 개울가도 거닐고, 아침에 활짝 피는 부드러운 달개비 꽃도 만나고, 흙길을 따라 걷다 강아지풀도 가지고 놉니다. 한편으로는 아무렇게나 버려진 유리 조각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두나는 이 산책길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것을 느끼게 될까요? 『엄마 아빠 기다리신다』는 자연 속에서 엄마와 아빠, 온 가족의 행복을 희망하는 박완서 선생님의 이야기와 만나, 소소한 일상 속 행복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글|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났습니다.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1950년 서울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중퇴하였습니다. 1970년 마흔이 되던 해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등단하였습니다.
작품으로 장편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등이 있고, 단편집으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엄마의 말뚝』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는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한 길 사람 속』 『어른 노릇 사람 노릇』 등이, 짧은 소설집으로 『나의 아름다운 이웃』이 있고, 동화집으로 『부숭이는 힘이 세다』 『자전거 도둑』 등이, 장편동화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등이 있습니다.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11년에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습니다.
그림| 신슬기
1982년에 태어났습니다. 꼭두 일러스트레이션 교육원에서 그림책을 공부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감자꽃』 『할아버지와 아름이』 『이이』 『광개토대왕』 『몸무게는 설탕 두 숟갈』 『바람을 가르다』 등이 있습니다.
일요일 아침, 아빠와 산책 가요
일요일 아침이면, 우리 아이들은 엄마 아빠보다도 훨씬 일찍 일어납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는 평일에는 일어나기 싫어하는데 말이지요. 유일하게 엄마 아빠가 늦잠 자는 날이어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두나네 일요일 아침 집 안 풍경도 똑같습니다. 오죽하면 두나가 다른 날은 몰라도 일요일은 말을 배울 때부터 알고 있을 정도니까요.
오늘 아침에도 두나가 일등으로 일어났습니다. 두나는 늦잠 자는 엄마 아빠를 괴롭히지 않고, 곁에서 조용히 놀기로 합니다. 혼자 놀아도 엄마 아빠와 함께 있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웬걸, 두나 속도 모르고 장난감이 곤히 잠든 아빠를 깨우고 말았습니다. 두나는 아빠에게 야단맞을까 봐 걱정스러운데, 아빠는 두나와 놀아 주기로 합니다. 그리고 아빠는 두나도 엄마도 가장 좋아할 한마디를 하지요.
“엄마 늦잠 좀 자게 우리 산책 나갈까?”
아빠와 일요일 아침을 길을 나서게 된 두나는 신이 납니다. 이제 아빠와 두나의 산책길을 함께 따라가 볼까요?
오감을 일깨우는 우리 아이들의 놀이터, 자연
새로이 만나는 박완서 그림동화
날로 달로 도시는 커져 가고, 이제 우리 주위에는 아파트와 편의시설로 숨 쉴 틈이 없습니다. 동네 공원도 인위적이기 그지없지요. 그러나 두나네 집 근처는 다릅니다. 두나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닿는 곳마다 자연이 품은 이야기가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엄마 아빠 기다리신다』는 우리 시대 대표 작가 박완서 선생님의 타계 3주기를 추모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출간된 그림책입니다. 박완서 선생님이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요?
두나와 아빠는 일요일 산책을 나서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주고받고, 자연 속 다양한 사물과도 만납니다. 개울가도 거닐고, 아침에 활짝 피는 부드러운 달개비 꽃도 만나고, 흙길을 따라 걷다 강아지풀도 가지고 놉니다. 한편으로는 아무렇게나 버려진 유리 조각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두나 아빠는 누군가 다칠세라 얼른 주워 내지요.
오감이 발달하고, 놀이와 일상을 통해 모든 것을 익히는 아이들에게 자연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놀이터이자 학습의 장입니다. 한적한 산책길에서 아이의 호기심은 어른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일도 기쁘고 재미있게 받아들입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아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무엇 하나 새롭지 않은 것 없는 두나가 온몸으로 느끼는 세상은 알록달록 다채롭고, 평화롭습니다. 신슬기 그림 작가의 그림이 표현한 것만큼 말입니다. 순진무구한 두나가 굵은 선으로 부드럽게 표현되어 있고, 자연은 풍성하고 아기자기하지만 여백이 주는 여운이 가슴을 따뜻하게 감돕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을 읽으며 유년기를 보낸 작가가 재창조한 『엄마 아빠 기다리신다』의 세계는 자연을 품에 안은 듯 밝고,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합니다.
짧고도 긴 산책길에서 자연을 품고 성큼 자라요
두나는 개미떼가 자기보다 몇 배나 더 크고 징그러운 벌레를 끌고 가는 것이 이상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개미가 힘이 얼마나 센가 시험해 보기로 합니다. 발로 개미들을 밟고 부비니, 개미는 먼지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두나는 재미가 납니다. 개미보다 자기가 더 힘이 센가 보다, 하며 자꾸 개미를 밟아 죽이지요. 그게 나쁜 일이라고는 생각도 못 합니다. 산책길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잘못이라고 말해 주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아가야, 죄 없는 미물을 괜히 죽이는 게 아니란다. 그것들도 집에서 식구들이 기다릴 텐데.”
이제 두나는 울고 싶어집니다. 집에서 엄마가 두나를 기다리는 것처럼, 개미 엄마 아빠도 돌아오지 않는 아기 개미들을 기다릴 테니까요. 체조하느라 멀리 떨어져 있는 아빠도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얼른 발길을 돌려 아빠에게 달려갑니다.
일요일 아침, 짧지만 깊고도 긴 산책을 한 두나의 마음은 더없이 풍성해졌을 것입니다. 자연을 집을, 엄마 아빠를 마음에 품은 두나는 아빠의 큰 한 걸음만큼 성큼 자랐겠지요. 『엄마 아빠 기다리신다』로 두나와 함께 산책을 나서 보세요. 자연 속에서 엄마와 아빠, 온 가족의 행복을 희망하는 박완서 선생님의 이야기와 만나, 소소한 일상 속 행복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시리즈 소개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시리즈
잠자리에 들어 호롱불 밑에서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 호롱불은 전기가, 들려주던 이야기는 읽어 주는 그림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나고 자라며 그림책을 한 번도 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책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 아빠가 되어서까지 그림책과 함께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을 보고, 읽고, 느끼는 누구나 ‘도란도란’ 행복한 소통을 이룰 수 있도록 우리의 정서와 생각이 담긴 우리 창작 그림책을 엮었습니다.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은 다채로운 그림과 깊이 있는 글로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누구나 함께 즐기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삶에 대한 성찰, 상상력을 북돋아 주는 즐거움이 담긴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을 통해 티 없이 맑은 우리 어린이들은 너른 마음과 열린 눈을 갖게 해 주고, 동심을 간직하고자 꿈을 품고 살아가는 어른들의 마음을 다독여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