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옷날이면 동대문 밖 동묘 앞에서 그네뛰기 시합이 벌어지던 서울. 청계천 맑은 물에는 미꾸라지며 버들치가 노닐고, 한여름 벌거숭이 아이들은 냇가에서 헤엄을 치고 참게를 잡았다. 개구쟁이 아이는 엄마 몰래 놋숟가락이며 운동화를 엿하고 바꿔 먹고, 지금은 사라지고 만 검정 다리를 건너 옆 동네로 놀러 갔다. 어린이작가정신의 ‘어린이 문학’ 시리즈 여섯 번째 도서인 『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에서 똑딱똑딱 엄마의 다듬이질 소리를 들으며 잠들던 그 시절 서울 풍경을 만나 보자.
글| 김용운
1940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 소설 추천으로 등단하였으며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상, 월탄문학상, 동서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만우 박영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 장편소설 『안개꽃』 『짧지만 행복했던 날들』 『가난한 사람들』, 중편집 『이 춥고 어두운 한낮』 『외인들』, 단편집 『벙어리 강』 『에이프릴 풀』 『통나무집』 『황포돛단배』 『백담사 가는 길』, 동화 『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 등이 있다.
그림| 김옥재
1975년 인천에서 태어나 세종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현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 『청소년 토지』 『돌아와 얼룩이』 『황희』 『주시경』 『키워드 한국사』 ‘청소년 토지 시리즈’, 『글방의 네 벗, 문방사우』 『우리는 독도 경비대』 『자연을 담은 궁궐 창덕궁』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 등이 있다.
1.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엿장수|재강|곡마단|야경꾼|구슬치기|장날
2. 마장동 도깨비는 누가 제일 무서웠을까
한약|도깨비|까치야 까치야|다듬이질|겨울밤|동생 생각
3. 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
살곶이 다리|정거장|청계천|단옷날|소풍
4. 망우리에는 그리운 외할아버지 산소가
서낭당|망우리|굿|점|우물가|애총
옛 서울이 살아 숨 쉬는 이야기 민속촌!
단옷날이면 동대문 밖 동묘 앞에서 그네뛰기 시합이 벌어지던 서울. 청계천 맑은 물에는 미꾸라지며 버들치가 노닐고, 한여름 벌거숭이 아이들은 냇가에서 헤엄을 치고 참게를 잡았다. 군것질이 하고 싶었던 개구쟁이 아이는 엄마 몰래 놋숟가락이며 운동화를 엿하고 바꿔 먹고, 지금은 사라지고 말아 더는 찾을 수 없는 검정 다리를 건너 옆 동네로 놀러 갔다. 멀리서 야경꾼의 딱딱이 방망이 소리가 들려오는 한밤중, 등잔불 꺼진 방 안에서 할머니의 도깨비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도 하고, 똑딱똑딱 엄마의 다듬이질 소리를 들으며 잠들기도 했던 그 시절 서울 풍경을 만나 보자.
청계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 듣는 그 시절 이야기
둘레둘레 서울을 두른 높다란 산에서 모인 물이 시내 한복판을 흐르는 강줄기, 청계천. 서울 복판을 지나 왕십리 밖 살곶이 다리 근처에서 중랑천과 만나 서쪽으로 흘러 한강으로 빠져 들어가는 그 물길을 조선 시대에는 ‘개천’이라 부르기도 했다.
1958년 복개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서울의 묵은 때를 벗겨 주던 청계천에는 큰물이 지고 나면 아낙들의 빨래터로 수다가 끊이지 않고, 장난감도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한여름 아이들의 놀이터로 떠들썩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청계천을 사이에 두고 이쪽과 저쪽을 이어 주던 스무 개 넘는 다리 위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이야기가 피어났다. 이제 우리는 다시 청계천 맑은 물을 만나고 있지만, 옛 모습을 잃어버린 청계천은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기억 속 그때 모습과는 다르다.
조무래기 소년들이 입 모아 동요를 부르며 냇가로 나가 풍덩풍덩 물장구치던 그때, 이제는 사진으로만 남아 있는 사대문 밖 서울의 옛 풍경이 『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계천에 포장도로가 덮이고 고가 도로가 세워지기 전, 그 시절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가난하지만 정이 넘치던 우리 옛 모습을 살펴볼 수 있고, 그때를 기억하는 어른들은 추억에 젖어들 수 있을 것이다.
시리즈 소개
<어린이 문학> 시리즈
즐거움과 감동이 가득한, 고학년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읽을 수 있는 문학 시리즈입니다. 작품 속 배경과 소재에 제약을 두지 않고 국내외의 우수한 작품을 엄선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오늘날 가정이 해체되어 가는 우리 사회의 단면과 1960~1970년대 가난하지만 정감 있었던 생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프랑스 어느 거리 이야기, 시공을 초월한 시간 여행 이야기 등이 담겨 있습니다. 어린이작가정신의 <어린이 문학> 시리즈는 독서 능력을 향상시켜 줌은 물론 사춘기 아이들에게 다양한 간접 경험의 장을 제공하여 생각의 폭을 넓히고 마음까지도 자라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