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행동학자의 긴꼬리원숭이 관찰 일지이자, 자신의 입장에서만 야생 동물을 바라본 인간의 착각이 불러온 결과를 날카롭게 그려 낸 동화입니다. 긴꼬리원숭이 무리가 사는 섬 시카키. 그곳에 숨어든 동물행동학자 밥 넬리는 오두막을 짓고 홀로 원숭이들을 관찰합니다. 그는 원숭이 사회의 냉혹하고도 분명한 위계질서에 놀라워합니다. 한편, 그는 또래 원숭이들보다 작아 ‘쇼티’라고 이름 붙인 원숭이 한 마리에게 유독 눈길이 갑니다. 때로는 어린 원숭이들과 놀아 주고, 때로는 우두커니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는 쇼티. 그렇지만 또래 원숭이들은 무리에서 서열이 가장 낮고 유별나게 행동하는 쇼티를 무시합니다. 밥 넬리는 쇼티가 친근하면서도 측은해져 결국 쇼티를 구하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도대체 그는 무슨 일을 벌인 걸까요?
글| 안드레아 헨스겐
1959년 오버모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문학과 정치학을 공부했다. 세 아이를 키우는 데 힘쓰며 여러 권의 어린이 책을 썼다. 쓴 책으로 『조용히 하면 여기 있어도 돼요?』 『꼬마 토끼가 대장 자리를 꿰차면』 『커다란 개』 등이 있다.
그림| 안톄 헤어초크
1981년에 독일에서 태어났다. 독일 뒤셀도르프 전문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 스웨덴 콘스트팍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현재 쾰른에서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옮김| 고우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독일어를 전공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독일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번역가이자 출판 기획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해맞이 언덕의 소녀』 『황금 열쇠』 『달걀 도둑을 찾아라』 『잘자요 뽀뽀』 등이 있다.
1. 아기 원숭이들의 술래잡기
2. 키 작은 원숭이, 쇼티
3. 거울을 쥔 최후의 승리자
4. 고구마 공놀이
5. 고구마를 씻어 먹는 쇼티
6. 쇼티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7. 오두막에 쳐들어온 원숭이들
8. 쇼티, 안녕
쇼티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외딴 섬 시카키, 좁은 만과 모래사장이 원시림을 에워싼 그곳에는 긴꼬리원숭이 무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관찰하기 위해 동물행동학자 밥 넬리도 섬에 숨어들어 오두막을 세웁니다. 긴꼬리원숭이들의 터전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나무 덤불 뒤에 숨겨진 오두막은 원숭이들을 관찰하는 데 적격이었습니다.
밥 넬리는 매일 망원경으로 원숭이들이 먹고, 자고, 서로 싸우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그 가운데 그의 눈길을 끄는 원숭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홀로 바닷가에 우두커니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기도 하고, 어린 원숭이들과 장난치며 놀아 주는 유별난 원숭이. 밥 넬리는 또래보다 덩치가 작은 이 원숭이에게 ‘쇼티’라는 이름을 붙여 줍니다.
그사이 밥 넬리의 관찰은 계속됩니다. 그는 쇼티가 마련해 둔 바닷가 보물 창고에 거울과 고구마를 가져다 놓고 원숭이들의 행동 변화를 관찰합니다. 그 결과, 그는 원숭이 무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힘의 서열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게 됩니다. 그렇지만 밥 넬리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냉혹하고도 분명한 위계질서가 있는 원숭이 사회에서 다른 원숭이들이 서열이 가장 낮은 쇼티를 무시하고 깔보는 행동 때문입니다. 결국 밥 넬리는 쇼티를 위해 원숭이 무리에서 데려와 할머니와 함께 외롭게 살고 있을 자신의 아들과 함께 지내게 해 주기로 합니다. 그날 저녁, 밥 넬리는 어둠을 틈타 원숭이 무리에서 떨어져 홀로 잠들어 있는 쇼티에게 다가갑니다. 과연 쇼티는 밥 넬리의 뜻대로 마음을 열고 그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밥 넬리 교수의 작은 원숭이 쇼티』는 동물행동학자의 긴꼬리원숭이 관찰 일지이자, 자신의 입장에서만 야생 동물을 바라본 인간의 착각이 불러온 결과를 날카롭게 그려 낸 동화입니다. 이야기의 원천은 1950년대 일본에서 동물의 새로운 행동이 무리에서 통용되는 과정을 연구 관찰한 것입니다. 59마리로 이루어진 원숭이 한 무리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4년 뒤, 어린 원숭이와 암컷 원숭이 15마리가 고구마를 씻어 먹었습니다. 그로부터 6년 뒤에는 원숭이 42마리가 모두 고구마를 씻어 먹었습니다. 그렇지만 다 자란 수컷 원숭이들은 단 한 마리도 고구마를 씻어 먹지 않았습니다.
밥 넬리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쇼티를 무리에서 데려오기로 합니다. 고구마를 씻어 먹는 것은 무리 전체에 이득이 되는 행동이지만 서열이 가장 낮은 쇼티가 시작했다는 이유로 우두머리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게다가 쇼티를 무시하고 깔보며 무리의 일원으로 여기지 않는 것처럼 보이자, 밥 넬리는 이곳에서 쇼티가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더 이상 냉철한 동물행동학자가 아니라 감정에 휩쓸려 판단력을 잃은 나약한 인간이자,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버지가 되고 만 것입니다. 밥 넬리는 외톨이처럼 보이는 쇼티의 모습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립니다. 남들이 무시할까 봐 권투를 배우고, 동물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숨겼던 외로웠던 그의 어린 시절. 그리고 이제 그맘때의 나이가 된 아들도 아빠의 빈자리를 느끼며 외로워할지도 모른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칩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한 밥 넬리는 쇼티가 아들의 친구이자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으리라고 여기고 쇼티에게 손을 내밉니다.
쇼티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난생처음 얼굴을 마주한 인간이 자신을 데려가려고 했다면? 이 책을 통해 자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시리즈 소개
<어린이 문학> 시리즈
즐거움과 감동이 가득한, 고학년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읽을 수 있는 문학 시리즈입니다. 작품 속 배경과 소재에 제약을 두지 않고 국내외의 우수한 작품을 엄선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오늘날 가정이 해체되어 가는 우리 사회의 단면과 1960~1970년대 가난하지만 정감 있었던 생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프랑스 어느 거리 이야기, 시공을 초월한 시간 여행 이야기 등이 담겨 있습니다. 어린이작가정신의 <어린이 문학> 시리즈는 독서 능력을 향상시켜 줌은 물론 사춘기 아이들에게 다양한 간접 경험의 장을 제공하여 생각의 폭을 넓히고 마음까지도 자라게 해 줍니다.